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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주말에 뭐 볼래?…올해 최고 공포 스릴러 '맨 인 더 다크' vs 김기덕X류승범 '그물'

중앙일보 2016.10.07 00:01
이 영화, 볼만해?
지금 영화관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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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맨 인 더 다크' 스틸컷]

 
맨 인 더 다크
원제 Don’t Breathe
감독 페데 알바레즈
출연 제인 레비, 딜런 미네트, 스티븐 랭, 대니얼 조바토
각본 페데 알바레즈, 로도 사야구에즈 제작 매튜 하트, 존 파워스 미들턴
촬영 페드로 루크 음악 로케 바뇨스
장르 공포, 스릴러 상영 시간 88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10월 5일
줄거리
10대 빈집털이범 록키(제인 레비)는 지긋지긋한 가난을 끝내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어마어마한 현금을 쌓아 뒀다는 눈먼 노인(스티븐 랭)에 대해 알게 된다. 록키는 머니(대니얼 조바토), 알렉스(딜런 미네트)와 함께 마지막 한탕 범죄를 위해 노인의 집으로 향한다.

별점 ★★★☆
젊고 건장한 10대 세 명이 눈먼 노인 하나쯤 상대 못할까. 아무리 군인 출신이라 해도 앞을 못 보는 데다 백발의 노인인데 말이다. 싱거운 질문에서 시작했을 법한 이 이야기는, ‘숨 쉬지 말라’는 의미의 원제처럼 점점 보는 이의 숨통을 조여 온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는 말을 쓸 수 있는 아주 좋은 예시랄까.

빈집털이범들의 승리로 쉽게 끝날 것 같던 이야기는, 이들이 노인의 집에 갇힘으로써 진짜 서막을 연다. 앞을 못 보지만 시각 외 모든 감각이 예민하게 살아 있는 노인은, 스스로 환경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자신의 집 안에 적들을 가두며 상황을 반전시킨다.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르고 강한 노인이 점차 판세를 장악하기 시작하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되는 만큼 그 긴장감의 농도가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물론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점이 이 영화의 영리한 점이다.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록키와 친구들을 지켜보며, 홀로 외롭게 살아가던 노인에 대한 연민이 걷힐 때쯤 이 영화는 경악할 만한 진실을 드러낸다. 이때부터 완벽히 록키에게 이입할 수밖에 없는데, 관객의 감정을 변화시키는 이 대목에서부터 극은 속도감을 더하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극의 짜임새가 튼실한 덕분에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다.

페데 알바레즈 감독은 단 네 명의 등장인물과 한정된 장소만으로 공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인의 집을 꼼꼼히 설계했다. 다양한 조명을 사용해, 자칫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집 안을 매번 다른 장소처럼 연출한다는 점도 신선하다. 대부분의 스릴러가 용두사미 격인 데 반해, ‘맨 인 더 다크’는 마지막까지 팽팽한 긴장감으로 관객을 몰아붙인다. 다만 그 과정에서 보이는 충격적이고 소름 끼치게 잔인한 장면들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나뉠 듯하다. 워낙 강렬한 불쾌감을 안기기 때문이다.

록키를 연기한 제인 레비의 연기도 좋지만, 이 영화의 엔드 크레딧이 올라갈 때 우리가 기억하게 될 얼굴은 단연 눈먼 노인 역의 스티븐 랭이다. 처음엔 연민을 자아내다 점차 어마어마한 공포감을 안기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소화해 냈다. 임주리 기자

★★★☆ 청각과 후각을 백분 활용한 주택가 추격전은 흡사 밀림에서 펼쳐지는 게릴라 전투를 연상케 한다. 가진 패를 감추지 않고, 명확한 설정으로 자아내는 긴장감은 가히 올해 최고 수준. 다만 눈먼 노인이 감춘 자극적인 사연은 극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돈다. 나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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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그물' 스틸컷]


그물
감독 김기덕
출연 류승범, 이원근, 김영민, 최귀화, 안지혜, 이설구, 이은우
장르 드라마 상영 시간 114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10월 6일
줄거리
배가 그물에 걸려 고장 나는 바람에 한국에 내려온 북한 어부 철우(류승범). 한국 정보요원들에게 조사받는 가운데, 폭력적인 성향의 한 조사관(김영민)은 그가 간첩이라 확신하고 철우를 몰아세운다. 끝까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던 철우는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는다. 감시요원 진우(이원근)만이 그를 인간적으로 대한다.

별점 ★★☆
이 영화의 제목인 ‘그물’은 철우의 뜻과 상관없이 그를 한국에 오게 만든 직접적 원인이자, 그가 처한 상황을 비유적으로 일컫는다. 그의 개인적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국의 정보요원들은 그에게 간첩이 아니냐고 다그치고, 비인간적으로 대우한다. 북한에 있는 가족을 위해 돌아가야만 한다는 철우의 뜻은 무시한 채, 그를 억지로 서울 명동 한복판에 떨어뜨려 놓고 귀순하라며 유혹한다. 이는 비단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극 후반, 한국과는 전혀 다른 이념을 추구하는 또 다른 사회에서 철우는 한국에서와 다를 바 없는 일을 겪는다.

김기덕 감독은 지금껏 개인의 자유 의지와 욕망을 억압하는 것들을 고발하는 영화를 만들어 왔다. 그것이 도덕·종교·금기 등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것이라 해도 개의치 않았다. 아니, 더 적극적으로 그것들을 영화에 끌어들였다. ‘그물’은 김 감독의 그런 지향점을 고스란히 계승한 작품이다. 분단 상황 아래, 남북한 어디든 이념의 이름으로 한 인간을 못살게 굴고 발가벗기는 풍경. ‘그물’은 그의 영화답게 그 질문을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주제 면에서는 그렇지만, 과연 ‘그물’이 김 감독의 전작들이 이룬 예술적 성취를 또다시 보여 주는지는 의문이다. 김 감독의 영화가 보는 이를 압도했던 건, 이야기의 치밀함이나 정교한 만듦새 때문이 아니었다. 그의 작품에는 이야기가 품은 강렬한 상징성과 ‘날것의 미장센’이 뿜어내는 기묘한 힘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물’에서는 김 감독 특유의 도발적인 아름다움을 찾아보기 힘들다. 열악한 촬영 환경 속에서도 김 감독의 직관으로 탄생시킨 ‘날것의 미장센’이 이 영화에는 없다. 그러다 보니, 그저 메시지로 똘똘 뭉친 고집 센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 명쾌하고 직선적인 이야기, 류승범의 거침없는 연기 등 영화를 이루는 요소 모두 힘이 넘친다. 하지만 급히 촬영한 듯한 영상 연출은 전체적으로 큰 흠이다. ‘한 개인을 괴롭히는 이념’이란 주제에 영화의 모든 요소를 가둔다는 인상도 강하다. 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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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필트레이터:잠입자들' 스틸컷]

 
인필트레이터:잠입자들
감독 브래드 퍼맨
출연 브라이언 크랜스턴, 존 레귀자모, 다이앤 크루거
장르 범죄, 드라마 상영 시간 127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10월 6일
줄거리
은퇴를 앞둔 연방 특수요원 밥 마주르(브라이언 크랜스턴)는 콜롬비아와 미국 플로리다를 중심으로 활약하는 마약 조직과 밀수 자본을 융통시키는 이들까지 잡으려는 계획을 세운다. 돈세탁 업자 로버트 무셀라로 위장한 그는 마약 조직에 접근해, 마약 유통을 지휘하는 로베르토 알케이노(벤자민 브랫)의 신뢰를 얻는다.

별점 ★★★
종종 한 끗 차이로 아쉬움을 남기는 영화가 있다. 믿고 볼 만한 배우들의 연기, 흥미로운 소재 등 매력적 요소를 두루 갖췄지만 보고 나면 아쉬운 영화. ‘인필트레이터:잠입자들’이 그렇다. 미국 현대사에 남은 1986년 대규모 마약 조직 검거 작전을 다룬 작품으로, 모범적이고 가정적인 중년 남성이 자신을 철저히 숨긴 채 범죄 조직에 깊숙이 잠입해 이들의 신뢰를 얻는 과정을 그린다.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2008~2013, AMC)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 준 브라이언 크랜스턴. 그는 겉으로 내색하진 않지만 정체가 탄로 날까 두려워하는 밥을 완벽하게 연기한다. 잠입 수사 때문에 접근해 친구가 된 알케이노를 향해 작은 죄책감을 느끼는 표정마저 세밀하게 보여 준다. 탄복할 그의 연기가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아쉬운 건 밥의 잠입 수사 과정 자체가 자못 밋밋하게 그려진 점이다. 이 영화는 밥이 점차 거물급 조직원을 만나게 되는 과정을 그리는데, 그 연결이 팽팽한 긴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한다. 밥의 아내(에이미 라이언)와 조력자 에미르(존 레귀자모) 등 주변 인물과의 관계에도 이렇다 할 갈등이 없다.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모르는 조직원들과 밥의 심리전만이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결국 밥이 느끼는 도덕적 딜레마를 비롯해 그가 처한 일촉즉발의 상황에 초점이 맞춰진 인상이다.

1980년대 남미의 나이트클럽과 뒷골목을 재현한 풍경이 아쉬움을 상쇄시킨다. 막대한 자금을 쥐락펴락하는 이들의 화려한 일상 묘사도 볼거리. 여기에 아슬아슬한 범죄 행태와 조직원 간의 알력 다툼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점도 높이 살 만하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2011) 등에서 범죄 장르에 탁월한 연출력을 선보인 브래드 퍼맨 감독의 솜씨다. 구성에 대한 아쉬움은 접고, 스타일리시한 범죄 스릴러를 즐기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재미는 배가될 것이다. 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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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죽여주는 여자` 스틸컷]

 
죽여주는 여자
감독 이재용
출연 윤여정, 전무송, 윤계상
장르 드라마 상영 시간 111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10월 6일
줄거리
성매매하며 살아가는 65세의 ‘박카스 할머니’ 소영(윤여정). 노인들 사이에서 ‘죽여주게 잘하는’ 여자로 소문난 그는 어느 날 뇌졸중으로 쓰러진 단골 노인에게서 자신을 진짜 “죽여 달라”고 부탁받는다.

별점 ★★☆
한국 사회의 주류 남성들은 소영을 착취 하려는 궁리뿐이다. 죽음을 사주하는 노인들도 자신의 사후 소영이 겪을 죄책감과 곤란에는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소영은 그들을 위해 눈물을 흘리며, 창녀이자 성녀이길 마다하지 않는다. 윤여정의 호연은 관객 또한 이 남성들을 안타깝게 여기도록 유도한다. 이 영화의 태도는 이러한 대목에서 모호해진다. 소영을 착취하는 세상을 냉정하게 직시하는 듯하다가도, ‘늙음과 죽음’이란 주제를 끌어들여 감상적인 태도로 돌변한다. 흥미로운 소재와 훌륭한 배우가 만났지만, 해결되지 않은 모순들이 보는 이를 불편하게 한다. 나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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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디시에르토` 스틸컷]

 
디시에르토
감독 조나스 쿠아론
출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제프리 딘 모건, 알론드라 히달고
장르 드라마, 스릴러 상영 시간 89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10월 5일
줄거리
미국에서 쫓겨난 멕시코 불법 이민자 모세(가엘 가르시아 베르날)는, 미국에 두고 온 아들을 만나기 위해 사막을 통해 국경을 넘는다. 그러나 이민자를 혐오해 마구 총을 쏘기 시작하는 샘(제프리 딘 모건)을 만나며 이들의 여정은 아수라장이 된다.

별점 ★★★
중반부까지의 연출이 매우 좋다. 숨을 곳 없는 사막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모세 일행을 킬러가 쫓는 모습이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긴장감 넘친다. 손에 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모세가 기지를 발휘하는 장면들 또한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똑같이 황량한’ 사막 풍경이 피로감을 주는 것도 사실. 킬러를 처단하는 장면의 통쾌함도 약한 편이다. 사막보다 더 황량한 것이 ‘사람’임을 보여 주는 드라마.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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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리, 장성란, 김나현, 나원정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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