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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핵 문제 세 가지 처방전

중앙일보 2016.10.05 06:00
북한 핵전력 배치 임박
한국 핵무장은 통제

 
2016년 9월 9일, 북한이 시행한 10킬로톤 규모의 핵탄두 소형화 실험(5차 핵실험)은 핵전력 탄생의 부분적 성공을 알리는 신호다. 북한은 지금까지 소규모의 ‘3원 핵전력’(지상발사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장거리 폭격기의 3개 축으로 이뤄지는 전략적 핵억지력)가운데 지상·해상기반의 2원 핵전력을 집중적으로 개발해 왔다. 이것들이 2~3년 이내에 실전 배치된다면, 북한은 소위 ‘한 방’ 시나리오에 입각한 군사전략을 구사할 능력을 갖게 된다.
북한 핵에 관한 한 현재 한국은 허장성세의 대북경고를 날리거나, 아니면 북한 경제활동의 10~20% 정도밖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유엔안보리를 통한 국제제제, 미국 및 한국의 단독제재를 가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실질적 대응수단이 없다. 이 때문에 우리 국민들은 자체 핵무장, 혹은 미국의 전술 핵무기 재배치를 통해 핵 위협에 대처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 그리고 핵무장을 통한 상호억지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절박한 심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자체 핵 개발이나 전술 핵 재배치 모두 쉽지 않다. 핵국가와 비핵국가사이에는 냉혹한 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위해서는 핵확산금지조약 (NPT) 체제에서 탈퇴해야 하고, 이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게 된다. 핵공급그룹 (NSG)이 제공하는 우라늄·농축우라늄·관련 장비공급이 중단되고, 또 기존 핵연료도 모두 반납해야 한다. 전술핵 재배치의 경우에도 현재 미국의 핵 정책상 실현시키기가 쉽지 않다. 설령 가능하다 하더라도 전시작전통제권이 없어 핵무기 통제권도 한국군 단독으로 사용하기가 어렵다.
 
재래식 전력 북한핵 대응 한계
 
전쟁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위적 차원에서 북한 핵 시설과 수뇌부를 타격하는 군사적 조치를 시도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통수권자의 강한 의지와 국민적 용기가 없는 것이 문제다. 특히 통수권자의 강한 의지 부족은 북한 핵개발 초기부터 지금까지 군사적 조치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재래식 전력만으로 핵 억제 임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에 기반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무엇인가?
 
한미군사동맹, 확장억제 활용
사드배치 국론분열 우려

 
첫째, 한미군사동맹을 굳건히 해야 한다. 미국이 확장억제를 통해 핵우산을 제공해주지 않는다면 핵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마땅한 방도가 없다. 물론 미국의 핵우산과 억지책의 신뢰성은 다소 불확실한 점도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이 존재한다는 것은 한국에 대한 공격은 미국에 대한 공격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는 미국의 보복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따라서 북한 핵 위협에 대처하는데 있어 주한미군의 군사적 역할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사드배치를 둘러싼 국론분열과 기지제공 관련 님비(NIMBY) 현상은 주한미군의 군사적 역할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안보에 대한 국민적 단합, 그리고 기지제공과 같은 기여를 할 때, 미국 대통령과 의회가 핵우산을 실제로 제공해줄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한국 전력증강 우선순위 변화
미국 정보 획득자산 기술이전

 
둘째, 한국군의 재래식 전력증강의 우선순위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사실 재래식 전력이 행사할 수 있는 공격력의 규모는 명백히 핵무기보다 적다. 그러나 강한 재래식 전력은 북한이 도발을 일으키면 그들도 큰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북한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이 수뇌부에 대한 공격위협이다. 우리가 언제든지 수뇌부를 제거할 수 있는 군사능력을 갖고 있고, 또 언제든지 사용할 것이라는 인식을 북한이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히 획득해야 하는 것이 바로 정보·감시·정찰 및 통신·레이더교란자산 , 그리고 실시간 타격자산이다. 그런데 현재 한국군은 타격자산 획득에만 치중하고 있다. 정보·감시·정찰 및 통신·레이더교란자산이 없으면 타격자산으로 즉시 응징 보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한국이 스스로 투자해 정보·감시·정찰 및 통신·레이더교란자산들을 획득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군사적인 측면에서 한미동맹의 힘을 더 크게 만든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도 이젠 이 분야 무기이전(기술이전 포함)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대북 심리전 공세전략
정보폭탄으로 ‘레짐 체인지’

 
셋째, 대북 심리전을 강화해야 한다. 북한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심리전이다. 그래서 북한은 어떤 수단을 강구해서라도 심리전을 막으려고 한다. 북한이 핵 도박에는 성공했지만, 내부체제는 여전히 동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체제의 취약성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주는 심리전이야 말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공세전략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한미공조를 통해 대북 정보폭탄을 제작·유포해 김정은 정권을 강력하게 흔들어야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 전략이 작동할 것이다.
 
북한 외교전략에 대처 필요
 
앞으로 북한은 핵무기를 전쟁승리뿐 아니라 외교안보의 도구로 적극 활용할 것이고 그것을 통해 한국사회의 내부분열을 모색하고, 경제·사회적 진보를 꾀하려 시도할 것이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한미군사동맹 강화, 한국군 재래식 증강 우선순위의 획기적 개선, 대북심리전 강화 등 세 가지를 지금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종하 한남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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