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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석의 대동강 생생 토크] 나선경제무역지대에 부는 물류 바람

중앙일보 2016.10.04 21:48

중국·러시아와 국경을 접하는 함경북도에 위치한 북한의 경제특구 나선시 중심부에 건설중인 호텔의 모습. [사진 이주인 아쓰시]

북한이 물류에 조금씩 눈을 뜨고 있다. 대북제재가 현존하지만 중국 훈춘에서 들어오는 생필품이 이상하리만큼 늘면서 이들을 이동시키기 위해 고민하면서다. 생필품은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며 이들은 북한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특히 훈춘에서 53km 떨어진 나선경제무역지대가 이들 물품의 소비시장이다.
 
북한은 나선경제무역지대를 물류단지로 키우려고 했다. 김일성 주석은 1991년 “나진-선봉지구를 자유경제무역지대로 꾸리고 나진항과 선봉항, 청진항을 잘 운영해 중국과 러시아, 몽골에서 나오는 물품을 중개하면 숱한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나진·선봉자유경제무역지대는 나선경제무역지대의 옛말이다.
 
김일성의 얘기는 오래전 일이지만 북한은 그의 말을 실현하려는 듯 최근 나선경제무역지대에서 무역 및 투자 물자의 수송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북한 경제계간지 ‘경제연구(2016년 3호)’가 이같은 내용을 소개했다. 훈춘에서 들어오는 물량이 늘면서 물류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훈춘으로 들어오는 물량의 일부는 나선경제무역지대에 있는 나진항을 거쳐 중국 남부로 이동한다. 훈춘을 출발해 나진항을 거쳐 상하이로 물건을 실어나르는 항로는 2015년 6월 시작했다가 지난 3월 18일 중단된 적이 있었다.
 
다시 재개한 것은 지난 8월부터다. 중국 훈춘시 항무국은 “목재 1000t을 실은 3700t급 슌싱호가 8월 6일 나진항을 출발해 9일 중국 상하이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훈춘시 항무국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지금까지 9차례 항해에서 컨테이너 455개와 화물 약 5600t을 운송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렇게 수출 화물을 배에 넘겨주고 받는 사업, 보관하는 사업 등을 통해 돈을 벌고 있다. 북한이 이를 통해 얼마나 버는 지는 공개되지 않아 알 수 없다. 북한은 이들 사업 외에 뱃길 안내, 물 및 기름 공급, 배에 대한 기술 지원, 선원 지원, 대리업무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봉사 사업으로도 수익을 생각하고 있다. 이를 위해 관세 수속을 간소화하고 사람과 운수 수단의 출입과 물자의 반출입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평양에 지국을 둔 미국 AP통신은 지난 13일 나선경제무역지대를 취재하고 “관광호텔 건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시베리아산 석탄 더미가 선적을 기다리고 있으며 시장에는 미키마우스 신발과 가방, 말린 키위까지 상품이 넘쳐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AP통신은 나선경제무역지대 관리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대북제재 이후 북한과 거래하는 데 따른 부정적인 이미지로 북한 해외 사업의 확장세는 크게 둔화됐지만 중국·러시아 덕분에 아주 나쁜 상황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국민총생산(GNP)이 적은 수준이나마 증가세를 보이고 시장에는 더 많은 상품이 유통되며 거리에는 택시를 비롯한 더 많은 차량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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