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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대표 모친 "아들 생각에 사흘째 곡기 끊어…처음 불효"

중앙일보 2016.10.0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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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곡성 이정현대표 부모. 프리랜서 오종찬

 

자식이 굶고 있는디, 밥이 목에 넘어가겄소."


기자가 2일 오후 찾아간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 동암리에 있는 한 주택. 이정현(58) 새누리당 대표의 어머니 장귀옥(82)씨가 “우리 아들 좀 살려달라”고 기자에게 호소했다. 지난달 26일부터 7일째 단식농성 중인 이 대표의 농성을 풀도록 도와달라는 하소연이었다.

장씨는 단식 중인 아들이 걱정돼 사흘 전인 지난달 30일부터 사실상 곡기를 끊은 상태다. 물이나 죽을 간신히 떠넘기는 것도 지병인 부정맥으로 인해 하루 두 차례씩 약을 먹을 때 뿐이다. 장씨는 평생을 오후 6~7시면 전화하던 아들의 전화를 받지 못하면서부터 식사를 중단했다고 한다.

장씨는 “한 번도 부모를 걱정시킨 적이 없는 아들인디 사흘째 전화가 없다. 처음으로 불효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씨는 “계속 선거에서 낙선하고 해도 한 번도 전화를 거른 적이 없었던 효자 아들인디…”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아버지 이재주(86)씨도 아들 걱정에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이씨는 1년 전 폐암 판정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아들의 단식 소식을 접하고 며칠째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사흘 전 빈속에 항암제를 먹었더니 속이 애려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약 때문에 억지로 밥을 뜨고 있는데 아내가 아무것도 먹지 못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정치적인 문제와 상관 없이 무조건 정현이가 빨리 일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부부는 최근 부모의 건강악화를 둘러싼 주변의 정치적인 해석을 경계하는 눈치였다. 이씨는 “우리는 진짜 정치는 아무 것도 모르요. 그냥 아들이 훌훌 털고 일어나믄 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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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지난 1일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서울행 기차표를 끊었다. 자신이 직접 서울로 올라가 아들의 단식을 중단시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절대 올라오셔서는 안된다"는 아들의 간곡한 목소리를 듣곤 마음을 바꿨다. 이씨는 "아들 앞길 막는다는 생각에 간신히 발길을 돌렸는데 아침이 되니 또다시 후회가 됐다. 어제 어떻게든 끌고 내려왔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이정현 대표는 이날 오후 '민생과 국가 위해 무조건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곡성=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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