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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영화제에서 '부산행' '터널' 볼 수 없게 된 이유는?

중앙일보 2016.10.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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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열린 레드카펫 행사. [중앙포토]

6일 개막하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10월 6~15일)에서 1156만명의 관객을 모은 올해 최고 흥행작 '부산행'을 볼 수 없다.
 
국내 최대의 영화축제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제인 부산영화제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영화 '다이빙벨' 상영으로 촉발된 영화계 안팎의 갈등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부산영화제는 부산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4년 세월호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을 상영하면서 부산시와 갈등을 빚어왔다. 

이후 이용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위원장 직에서 사실상 해촉되고, 그는 부산시의 고발에 따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배우 강수연이 단독으로 집행위원장을 맡은 영화제에 지난 5월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이 첫 민간인 조직위원장으로 가세하면서 부산시와 영화계의 갈등은 봉합 수순으로 가는 듯 했다.
 
하지만 영화인들이 만든 '부산영화제 지키기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소속 9개 단체 가운데 4개 단체(감독 조합, 프로듀서 조합, 촬영감독 조합, 영화산업노조)는 부산영화제 보이콧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들 4개 단체는 "부산영화제 사태를 일으킨 서병수 부산시장의 사과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 영화제에 참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영화제 측은 '부산행' 측에 '한국영화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출품 의사를 타진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행'을 만든 영화사 '레드피터'의 이동하 대표와 영화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각각 프로듀서 조합과 감독 조합 소속이다.
 
712만명의 관객을 모은 흥행작 '터널' 또한 같은 이유로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볼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보이콧을 유지하는 4개 단체는 조합원이 개인적으로 영화제에 참여하는 것까지는 막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감독 조합의 대표인 봉준호 감독과 부대표인 류승완·최동훈·변영주·정윤철 감독은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영화 '춘몽'에서 주연을 맡은 양익준 감독은 이 영화가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면서 오랜 고민 끝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이들 4개 단체는 조합원들에 대해 어쩔 수 없이 부산영화제에 참석하게 되는 경우, 우리가 영화제를 보이콧한 이유를 메시지의 형태로 대중에 전달하라는 내부 지침을 내렸다"며 "레드카펫에서 손팻말을 들거나, GV(관객과의 대화)에서 발언하는 형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제작가협회 등은 부산영화제 보이콧을 철회했지만, 이창동 감독의 친동생이자 영화 제작자인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는 불참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영화제에서 '서포트 비프(BIFF, 부산영화제), 서포트 미스터 리(이용관 전 집행위원장)'라고 적힌 스티커를 영화인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5개 단체가 보이콧을 철회했지만, 앙금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라며 "'다이빙벨'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영화제의 독립성을 보장할 조치를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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