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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파행 엿새째 … 입장 차이만 확인한 정세균·정진석 만남

중앙선데이 2016.10.02 01:30 499호 3면 지면보기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단식 중인 이정현 대표가 1일 생일을 맞았다. 민경욱 의원(왼쪽) 등이 이날 이 대표를 찾아 다리를 주물러 주고 있다. [뉴시스]



국회 파행을 해결할 열쇠를 쥔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일 만났지만 입장 차이만 재확인했다. 정 의장과 정 원내대표는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경축연에서 대화를 나눴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반발해 새누리당이 국정감사를 거부하고 이정현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의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됐다.



정 원내대표는 정 의장과 눈이 마주치자 “많이 드시라”고 말을 건넸다. 그러자 정 의장이 미소를 띤 채 다가왔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한곳에 모여 국회 파행 관련 논의를 했다.



정 원내대표는 중앙SUNDAY와의 통화에서 “해임건의안 처리를 전후해 의장께서 보인 태도는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회법 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판단돼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은 입법부 수장이 져야 하고 사태를 수습할 책임도 의장한테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새누리당이 자신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등을 청구한 것을 거론하며 “나는 법적으로 잘못한 게 없다. 법적으로 잘못한 게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응수했다. 정 의장은 멕시코·인도네시아·한국·터키·호주 등 중견국협의체(MIKTA)회의 참석차 3일 호주로 출국할 예정인 것과 관련해서도 “새누리당이 국정감사에 복귀하지 않으면 출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정 의장에게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을 담보할 방안으로 국회법 개정을 논의하자고 야권과 대화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정 의장은 “그건 여야가 논의할 문제다. 결론을 내면 수용하겠다”고 답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추 대표나 우 원내대표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추 대표 측 관계자는 “더민주 입장에서 국회법 개정을 받아들이긴 어렵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6·25 참전용사 기념비에 헌화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회 정상화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지만 모든 일에는 순리가 있다. 시시비비는 국민이 판단할 일”이라고 말해 새누리당에 사과 등을 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정 의장을 향해 다시 공세에 나섰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정 의장 부인이 타는 관용차에 연 매출액이 수천만원에 달해야 받을 수 있는 백화점 카드가 붙어 있는데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씀씀이가 큰 것인지, 특권을 이용해 매출 없이 카드를 제공받은 것인지 밝히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 의장 측 김영수 국회 대변인은 “새누리당의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며 “법규나 규정·내규·관례에 한 치의 어긋남도 없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국회의원 스스로가 국회의장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것 자체가 안타까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단식 엿새째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몸 상태와 관련해 윤영석 비서실장은 “혈압과 혈당이 떨어졌고 탈진 상태여서 화장실도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고 전했다. 이날 생일을 맞은 이 대표는 동료 의원들이 찾아와도 별말이 없었다고 한다. 종일 녹음기로 성경 구절을 들으며 누워 있었다. 대표실을 찾은 서청원 의원은 “건강이 중요하니 단식을 거뒀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이 대표는 고개만 끄덕일 뿐 그럴 의사가 없어 보였다”고 전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성명을 내고 “약속을 지키는 국회, 일하는 국회를 만들지 못하면 우리 모두 공멸한다”며 “정 의장과 이 대표께 호소한다. 이 상황을 끝내달라”고 했다.



 



 



이충형·안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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