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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타고 오피스텔에 돈 몰린다

온라인 중앙일보 2016.10.0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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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경기 고양 삼송지구에 공급한 ‘힐 스테이트 삼송역’은 역세권 입지조건과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입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청약에서 평균 11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사진 현대건설 제공]

오는 10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이주연(32)씨는 서울 송파구에 있는 오피스텔을 신혼집으로 결정했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아파트 전세를 얻는 것보다 이자 부담을 줄이고 가전제품과 같은 신혼살림을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어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오피스텔 내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는 것도 좋았다. 이씨는 “송파구에서 전세를 살려면 최소 2억원 이상을 대출받아야 했지만 오피스텔은 대출 없이 살 수 있었다”며 “아이가 생기면 월세를 주고 큰 평수로 이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전용면적 20~50㎡ 이하 중소형 오피스텔의 매매건수는 올 상반기 1만2772실로 전년 동기(1만1705실) 보다 1067실이 늘었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리서치센터장은 “중소형 오피스텔은 신혼부부나 1인 가구에게 소형 아파트를 대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대체되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또 소액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임대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의 수익률은 5.75%다. 여기에 오피스텔은 청약통장 등 청약자격 제한이 없고 총부채상환비율(DTI) 같은 주택관련 규제를 받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이렇다 보니 오피스텔 거래도 증가세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오피스텔 거래시장에 2조8237억 원의 유동자금이 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2조7298억원)보다 3.4% 늘어난 수치다. 시도별 실거래가 총액이 1000억원을 넘어 선 곳은 총 4개 지역이었다. 거래총액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시로 1조1783억원이었다.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의 약 42%에 달한다. 다음으로는 경기도(6806억원), 부산광역시(3890억원), 인천 광역시(2762억원) 순이었다.

오피스텔 매매 거래건수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늘었다.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거래건수는 총 1만8049건으로, 전년 동기(1만7133건) 보다 916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거래건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부산광역시다. 2277건에서 3048건으로 771건 늘었다. 이어 인천광역시(1505→1851건)가 346건, 대전광역시(177→352건)는 175건 증가했다. 양지영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1인 가구가 500만 가구를 돌파하고 나홀로족을 위한 소형 오피스텔의 희소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또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투자가 가능해 오피스텔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저금리 기조와 중도금 대출규제 강화의 영향으로 오피스텔 시장에 자금은 더욱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오름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02년 3.3㎡당 평균 561만원이었던 전국 오피스텔 분양가는 올 9월 현재 1316만원까지 뛰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 위치한 ‘광교센트럴푸르지오시티’ 22㎡의 경우 지난해 4월 1억3200만원에 거래됐던 매매가격은 5월 800만원 오른 1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오피스텔은 안정적인 임대 수익은 물론 최근에는 아파트와 비슷한 평면을 갖춘 주거용 오피스텔 등장으로 수요자들에게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건설사들은 전용면적 59~84㎡ 크기로 방과 거실이 분리돼 있는 소형 아파트형 구조로 설계하고 있다. 때문에 신혼부부 등 1~2인 가구에겐 오피스텔이 아파트를 대체할 주거수단이 되고 있다. 여기에 아파트 못지않은 커뮤니티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아파트에서만 볼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암벽등반 시설까지 갖춘 곳도 등장했다. 지난 3월 경기 고양 삼송지구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삼송역’은 남녀사우나, 골든 클럽, 남녀독서실, 힐스키즈카페, 코인세탁실, 택배실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도입해 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청약에서는 최고 22대 1, 평균 11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계약도 3일 만에 완판 됐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A공인중개사 대표는 “최근에는 원룸보다는 방과 거실을 구분한 구조인 오피스텔의 수요가 높다”며 “일반 오피스텔보다 월 10만~20만원 정도 월세가 높지만 물건이 나오면 바로 나간다”고 말했다.
 
임대수익 노린 투자자들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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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중소형 중심으로 오피스텔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주거용 오피스텔 공급이 쏟아진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에서 12월까지 전국 오피스텔 입주물량은 1만9694실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5% 늘어난 수치다. 이는 올해 연간 입주예정 물량(4만1149실) 중 48%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은 강서구(4530실)와 송파구(3247실)에서 오피스텔 입주가 집중되어 있다. 강서구는 마곡지구에서 6개 단지에서 3902실이 입주한다. 송파구는 문정지구에서 3개 오피스텔 단지가 입주할 예정이다. 9월 중에는 송파파크하비오푸르지오(2283실)와 문정프라비다(234실)가, 10월에는 엠스테이트(730실)가 입주한다.

오피스텔 공급물량이 늘면서 초과공급에 따른 소화불량도 우려되고 있다. 최근 4년간 오피스텔 물량은 연평균(2013년~2016년) 3만9000실로 직전 4년 평균(2009년~2012년, 1만894실)보다 약 4배 가량 증가했다. 내년엔 4만2000여 실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 중 60~70%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수요보다 공급 증가 속도가 빨라 일부 지역에서 공급 과잉의 부작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로 대규모 개발계획이 잡힌 지역이 소화불량에 걸리기 쉽다. 기업 입주 등 산업단지가 조성되기 전에 오피스텔이 대량 공급된 탓에 임대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5000실 넘게 입주하는 서울 마곡지구의 경우 월세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오피스텔 밀집 지역인 송파구 문정지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송파 푸르지오시티’ 29㎡형 월세(보증금 1000만원 기준)가 1년 전보다 15만~20만원 내린 75만원 선이다. 마곡지구나 고양시 삼송지구 등 일부 지역에선 분양가보다 500만원 싼 매물도 나온다. 입주 물량이 늘면서 기대만큼 임대 수입을 얻기 어렵다고 본 집주인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때문에 임대수익률도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세전)은 연평균 5.12%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2002년 8%대를 기록한 뒤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의 대규모 입주가 내년까지 이어지는 만큼 수익률 하락이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오피스텔(주거용)에도 중도금 대출보증 건수 2건, 보증 한도 6억원 제한 기준이 적용되면서 매매 여건도 나빠졌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쳐 보증 건수·금액이 제한되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한도가 차면 오피스텔 보증을 받지 못한다. 특히 오피스텔 여러 채를 사들여 임대 사업을 하려는 투자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거품 청약경쟁률은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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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투자 매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수익률이 은행 예금 금리(1.5% 내외)의 3배를 넘는다. 저금리 상황에 오피스텔 투자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투자에 앞서 입지나 주변 임대 수요를 확인해 본 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거품 청약경쟁률에 주의해야 한다.

청약경쟁률는 실제 계약률과 다르다. 부동산114가 지난해 분양한 오피스텔의 실제 분양현황을 살펴본 결과, 전국 222개 단지 중 95개 단지인 42%가 현재(2016년 3월)까지 분양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에서는 141단지 중 56개 단지가, 지방에서는 81단지 중 39개 단지가 잔여물량을 소화하지 못했다. 특히 미분양 비율이 수도권(40%)에 비해 지방(48%)이 높아 지방이 수도권에 비해 물량 해소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분양 발생의 주원인으로는 단연 ‘고분양가’가 꼽힌다. 지난해 전국 시·도 중 오피스텔 공급이 가장 많았던 경기도를 조사한 결과, 분양가와 분양률은 반비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평균 분양가(796만원)보다 낮은 분양가에 공급한 시흥시(687만원), 고양시(708만원), 용인시(735만 원), 화성시(755만원)는 경기도 평균보다 높은 분양률을 보인 반면, 경기도 내 다른 시보다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지역들은 분양률이 50%를 밑돌았다. 특히 하남시(929만원)는 분양률이 10%에 그쳐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선주희 부동산114 연구원은 “미분양 위험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오피스텔 투자 전 지역별 개발 호재와 입지, 분양가와 투자 수익률까지 꼼꼼히 따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교통 입지도 중요하다. 지하철 역이 가까우면 공실이 생길 확률이 낮아지기 떄문이다. 역이 가까울수록 투자금액은 비싸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교통편이 좋은 곳을 중심으로 거래가 많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8월 두 달간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소재 오피스텔 중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건물은 서초구 서초동에 자리한 ‘강남역 한화 오벨리스크’로 총 9건이 매매됐다. 이 건물은 신분당선 강남역 5번 출구에서 100m 거리에 위치해 있다.

그 다음으로는 도곡동 ‘우성캐릭터199 주상복합’으로 같은 기간 5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3호선 매봉역이 직선거리 300m 지점에 위치한 역세권 오피스텔이다. 이처럼 인기 오피스텔 다수는 역세권에 자리하고 있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권강수 이사는 “오피스텔은 교통 편의나 주거 인프라 등 주변 환경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며 “가급적이면 이 같은 조건에 부합하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좀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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