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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부지와 8㎞ 거리 김천 “끝까지 철회 투쟁”

중앙일보 2016.10.01 01:00 종합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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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생 김천시장이 사드 배치에 반대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천=프리랜서 공정식]

30일 국방부가 사드 체계를 배치할 대체부지로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 있는 롯데스카이힐 성주CC를 확정하자 인접한 김천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반면 성주군 주민들은 대체로 수용하는 분위기다. 황인무 국방부 차관은 이날 오전 경북도청을 방문해 김관용 도지사를 만나 성주골프장을 선정한 배경을 설명했고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성주군을 찾아가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성주는 수용, 집회 중단하기로
롯데 “안보 고려해 군과 협의”
145만㎡ 골프장 시세 1000억

성주골프장은 기존 사드 배치 예정 지역인 성주읍 성산포대에서 북서쪽으로 약 20㎞ 떨어져 있다. 성주골프장 북쪽은 김천시 농소면과 남면이다. 여기에서 8㎞ 북쪽에는 1만4000여 명이 사는 율곡동 김천혁신도시가 있다. 김천시민들은 이날 오후 7시 김천역 광장에서 41일째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를 열었다. 4일째 단식한 박보생 김천시장은 설명하러 찾아온 황희종 국방부 기획조정실장을 끝내 만나지 않았다. ‘성주롯데CC사드배치반대 김천투쟁위원회(이하 김천투쟁위)’는 국방부의 발표에 “끝까지 철회 투쟁에 나서겠다”는 성명서를 냈다.

지난달 24일부터 김천에서 청와대까지 도보 투쟁 중인 나영민 김천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오는 5일께 서울에 도착하면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키로 했다. 김천투쟁위는 이와 함께 사드 배치 반대 전단지를 제작해 시민들에게 홍보하기로 했다. 나영민 김천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성주에서 밀어낸 사드를 김천 인근 성주골프장에 배치한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천 혁신도시에 사는 정은주(40)씨는 “유해성 검증이 안 돼 마루타가 된 기분이다. 아이들을 못 키우겠다. 이사 온 걸 후회한다”고 말했다.

성주군은 국방부의 대체 부지 발표를 사실상 수용하는 분위기다. 사드배치반대성주투쟁위원회(이하 성주투쟁위)는 국방부의 사드 배치지역 재발표 이후 군청 일대에서 더 이상 집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성주투쟁위는 지난달 26일 성주군과의 합의에 따라 군청과 무관한 제3의 장소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군청 주변에 내건 사드 관련 플래카드 등은 1일 철거하기로 했다. 이장희(57·성주읍)씨는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해 두 달 이상 촛불집회 등을 열면서 군민들의 피로가 심각한 건 물론 지역경제가 엉망이다. 이제는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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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가 결정된 성주골프장은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스카이힐의 전국 4개 골프장 중 한 곳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상태에서 롯데 소유 골프장이 사드 배치 부지로 결정되자 롯데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골프장 인근 김천시민의 반대에다 중국의 반대도 부담 요소다.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이나 중국 현지 사업 등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서다. 성주골프장은 145만㎡의 부지에 골프코스 27홀과 골프텔 15실, 음식점 등을 갖췄으며 시세는 1000억원대로 추산된다.

롯데 관계자는 “여러 가지가 얽혀 복잡한 상황이라 나서기가 조심스럽다”며 “롯데스카이힐 측이 국가 안보 등을 고려해 국방부와 잘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서울=송의호·최현주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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