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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OPEC 감산 합의, 기회와 위기 동시에 대비해야

중앙일보 2016.09.30 19:03 종합 26면 지면보기
세계 경제 회복에 악재로 작용해 온 ‘저유가 쇼크’가 극적으로 막을 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저유가는 중동 산유국의 재정을 압박하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에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켜 왔다. 이 같은 저유가 쇼크를 해소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14개국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8년 만에 원유 감산에 합의했다. 현재 하루 3324만 배럴인 생산량을 74만 배럴 감축한 3250만 배럴로 낮추기로 했다. 회원국별 할당량은 올 11월 총회에서 최종 타결하기로 합의했다.

저유가는 원유를 생산하는 산유국과 지하 암반에서 셰일오일을 생산하는 미국 사이에서 2014년 이후 치킨게임처럼 벌인 증산 경쟁의 결과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값싼 셰일오일 증산에는 원유 증산으로 맞선다고 나섰지만 올 2월 두바이산 원유가 29달러까지 폭락하면서 수입 감소로 재정만 고갈되는 피해를 보았다. 이는 중동의 경기침체를 불러와 세계 경제의 침체가 가중되는 저유가의 저주를 불러왔다.

국제 유가 변화는 세계는 물론 국내 경제 흐름에 중대한 변수가 된다. 1986~88년 저금리·저유가·저달러로 호황을 맞았지만 이제는 세계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저유가는 오히려 경기침체를 부채질해 왔다. 정부가 어제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한 석유화학업이 대표적인 피해 업종이다. 중동 투자 비중이 높은 건설업체와 유전 개발용 해양플랜트 제조업체도 일감이 크게 줄었다. 항공업과 해운업은 유가 상승이 운영비를 높여 위기가 될 수도 있지만 그 정도로 유가가 오를 것 같지는 않다.

OPEC 회원국은 아직도 이해가 엇갈려 11월 총회에서 감산안을 최종 타결할지 지켜봐야 한다. 유가 하락으로 수지가 나빠져 폐업에 직면했던 셰일업계가 다시 생산을 재개하면 최근 배럴당 40달러 후반인 유가가 50달러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국내에는 위기이자 기회가 된다. 원유생산국의 치킨게임이 끝나 갈 가능성이 커진 만큼 국내 기업도 대응 전략을 잘 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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