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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5차 핵실험 이후 우리의 대응책

중앙일보 2016.09.30 15:40
지난 9월 19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외교적 해결은 “암울한 상황(bleak)”이라고 했다. 다음날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 내정자는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16일 미국외교협회(CFR)의 ‘대북정책 테스크포스팀’의 보고서는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정책은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단기적으로는 북핵 동결에 초점을 맞추되 장기적으로는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포괄적으로 협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국 대선이 코앞에 다가와 있는 시점에서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북 핵.미사일 관련 정책에 변화가 예감되고 있다.

미국 차기 행정부, 대북 핵.미사일 관련 정책 변화 가능성
희망사항 ‘안보포퓰리즘’ 난무


지난 9월 9일 북한은 5차 핵실험을 강행한 후, 핵탄두의 “표준화”와 “규격화”에 성공했으며 핵무기의 소형화, 다종화, 경량화된 핵탄두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고 주장했고, 최근에는 신형 액체연료 로켓엔진(추력 80톤포스) 분출시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백두산”으로 명명된 이 신형로켓은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ICBM에 해당된다고 평가한다. 올해 들어 북한은 스커드와 노동, 무수단 등 단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도 성공한 바 있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실전배치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시험발사와 5차 핵실험 이후 우리 사회 내에서는 기존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제(KAMD)에 더하여 원자력잠수함 도입, 독자 핵무장론 및 미군의 전술핵 재배치론 등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었다. 우리 국방부는 기존의 킬체인과 KAMD에 더하여 대량응징보복(KMPR) 계획을 추진할 것임을 천명하였다. 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괴담 수준의 ‘전자파’와 ‘중국의 반대’라는 논리로 인해 순수 방어용에 불과한 사드(THAAD)를 주한미군에 배치하는 것조차 막혀 있었는데 천지가 개벽한 느낌이다. 그러나, 우리 능력과 여건 하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려 없이 온갖 종류의 희망사항들을 쏟아 내놓고 있는 ‘안보포퓰리즘’이 난무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북한 내부 변화를 촉진하는 방안 모색
독자적 대북 억지력 조기에 확보해야


미국의 전문가들은 2020년 경 북한이 최대 100개의 핵탄두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추정하며, 2-3년 내에 ICBM과 SLBM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그렇게 되면, 핵시설 타격으로 북핵을 제거하거나, 우리의 독자적 핵무기 보유, 주한미군에 전술핵무기 재배치 또는 미북 평화협정 체결로도 완전한 북한 비핵화는 불가능하다. 중국의 미온적 태도로 인해 국제적 제재도 북한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이제는 제재와 압박 또는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북한의 변화와 궁극적인 정권변환(regime change)를 고려해야 한다. 외부세계의 정보를 북한에 끊임없이 유입시킴으로써 북한 사회 내부 변화를 촉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우리의 독자적 대북 억지력을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 핵무기로서 북핵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평양을 초토화할 수 있고, 북한 지도부를 날려버릴 수 있으며, 주요 핵시설과 미사일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물론 우리 국민의 안전과 주요시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어능력도 갖추어야 하지만 완벽한 방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공격용 무기체계의 진보 속도가 방어용 무기체계의 발전보다 훨씬 빠르다. 공격무기가 있어야 방어무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새로운 공격무기를 선보일 때마다 무엇으로 방어할 것인지에 매달려 있으니 진화하는 북한의 도발을 막을 방법이 없다.

최근 우리 국방부가 강력한 대량응징보복체계를 구축한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북이 도발할 경우 우리도 피해를 입게 되지만 북한도 핵심 가치에 대한 엄청난 피해를 감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4세기 로마의 귀족이자 장군이었던 베게티우스는 기울어져가는 로마를 보면서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고 했지만 용병에게 운명을 맡겨버린 로마를 되살릴 수는 없었다. 우리의 군사대비태세를 굳건히 해야 평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한반도 전장에서 조기경보 시간은 매우 짧고, 분명하고 현저한 위협에 대한 탐지는 불완전하다. 불완전하며 현실성 없는 방안으로 국민들을 안심시키는데 급급해서는 북한의 핵도발을 저지할 수 없다. 북한을 변화시켜 스스로 개혁개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최근 미 국무부는 대북정보유입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고 한다. 휴대전화, 테블릿, DVD, MP3, USB 등을 북한에 보급하여 외부세계의 정보를 유입시켜 북한 변화를 유도하자는 것이다. 강력한 국제제재를 유지하면서 북한이 개혁개방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을 만들어 나가야 북핵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다.

단합된 국론으로 북핵문제 근본적 해결

마지막으로 우리 내부의 단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우리는 북한 핵개발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감상적 주장에 떠밀려 국론이 분열됨으로써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북한의 핵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감상적 희망에 의존할 수는 없다. 북핵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으며,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고 북한이 개혁개방해야 우리 민족이 공존할 수 있다는 단합된 국론이 있어야 북핵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가능하다.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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