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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신고 1건…권익위 “신고자 보호 위해 내용 미공개”

중앙일보 2016.09.30 01:41 종합 8면 지면보기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 시행 이틀째를 맞았지만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서면 신고된 건수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경찰청과 국민권익위원회, 감사원에 따르면 이들 기관에 서면으로 접수된 위반 신고는 단 한 건이었다. 권익위 홈페이지를 통해 오후에 접수된 건이다. 감사원과 경찰청엔 서면신고가 한 건도 없었다. 앞서 첫날인 28일 경찰청에는 2건이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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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 첫날인 지난 28일 서울중앙지법 인근 한식당의 사장이 “10월 예약 18건 중 10건이 취소됐다”며 예약 장부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 강정현 기자]

권익위 관계자는 “접수된 신고 사항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본격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신고자 보호를 위해 접수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취업자 수업 불참’ 신고 두고
대학 측 “정부서 권장한 현장학습”

신고가 아닌 관련 문의 전화는 빗발쳤다. 경찰청에는 이날 하루에만 21건의 112 신고 전화가 왔다. 전날까지 합쳐 총 29건(오후 5시 기준)이 됐다. 대구경찰청에는 “매달 칭찬스티커를 많이 받은 학생 중 한 명을 뽑아 5000원 안팎의 선물을 주는데 이것도 김영란법에 저촉이 되느냐”는 학교 교사의 문의가 접수됐다. 대전경찰청에는 “환갑잔치를 하는데, 3만원 이상의 식사 대접을 해도 되느냐” 는 질문이 들어왔다. 전부 김영란법 수사 매뉴얼상 현장출동 기준(제공된 금품가액 100만원 초과, 현행범)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다. 드물지만 실제 위반 사실을 신고한 건도 있었다. 한 대학생이 “교수의 생일을 맞아 학생들이 5만원씩 모아 선물을 사줘 김영란법을 위반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신고자가 현장에 있지 않았다고 한다. 신고를 받은 부산경찰청은 서면신고 방법을 공지한 뒤 사건을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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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당한 당사자의 반발도 있었다. 한 대학생이 28일 권익위 서울사무소 부패방지신고센터를 방문해 “경기도 양주 소재 A대의 담당 교수가 취업한 졸업예정자의 수업 불참을 묵인해 주고 있는데, 부정청탁에 해당한다”고 신고했다. 이에 대해 A대 측은 “2학기 들어 졸업예정자 중 일부가 기업에 나가 현장실습형 체험학습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권장하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에 나와 있는 합법적인 ‘현장실습형 학점 제도’의 한 형태로 부정청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박민제 기자, 양주=전익진 기자 letmein@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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