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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자 김성룡의 사각사각] 수험생 여러분, 응원합니다

중앙일보 2016.09.30 00:04 Week& 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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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꽤 소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였습니다. 창의력 발달에 도움이 된다기에 일곱 살부터 보낸 미술학원 선생님의 말에 귀가 쫑긋했습니다. 그 길로 예술중학교 입시를 시작했습니다. 5학년부터는 입시미술 전문 학원으로 옮겼고, 6학년 여름방학부터는 꼬박 넉 달간 매일 12시간씩 의자에 앉아 그림을 그렸습니다. 체력이 달려 힘들어 하는 아이를 보면서 아내와 후회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리고 중 3이 된 지금, 또 다시 아이는 예술고 입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에도 놀지 못하고 화실에서 지내는 아이를 보니 대견하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이 듭니다.

사진은 지난해 한 대학의 미술특기자 전형 실기고사 장면입니다. 100% 실기로만 15명을 뽑는데 3001명이 몰려 경쟁률이 약 200대 1이나 됐습니다. 한정된 시간에 그림을 완성해야 하기에 수험생들의 손은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분주한 그들 속에서 움직임이 없는 한 학생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에는 잠시 쉬는 거라 생각했지만, 취재를 마치고 나가는 30여 분 동안 학생은 미동도 없었습니다. ‘포기한 걸까? 이 날을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을 이젤 앞에서 씨름했을 텐데….’ 제 가슴이 다 타들어 갔습니다.

날이 선선해진 걸 보니 또 다시 입시의 계절이 찾아온 것 같네요. 수험생 여러분, 시간이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모두가 원하는 학교(학과)에 진학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물론 우리 첫째 아이를 포함해서요.


글·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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