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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링거 연쇄살인사건…석달새 48명 사망

중앙일보 2016.09.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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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중증 환자를 수용해온 일본 요코하마(橫浜)시의 한 병원에서 소독제인 계면활성제 성분이 섞인 링거를 맞고 입원 환자 2명이 잇따라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병원에선 최근 3개월간 평소보다 많은 48명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져 계획적 연쇄 살인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경찰은 지난 20일 요코하마시 오구치(大口)병원에서 숨진 88세 환자가 맞은 영양제 링거에서 계면활성제 성분이 검출된 데 이어 다른 80대 환자에게서도 같은 성분이 확인되자 수사를 확대해왔다. 아사히 신문은 28일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사건이 발생한 4층에서 7월 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48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4층에서는 8월 말과 9월초 하루에 각각 5명과 4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 병원 병상수는 85개로 4층은 최대 35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사망자의 시신은 이미 화장돼 자세한 규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병원 측은 사망자가 늘어난 것을 이상하게 여겼지만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기 전까지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병원에 감염병이 있는지 의심했으나 확인하지 못하자 중증환자가 많아 사망자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구치 병원에는 중증의 고령 환자가 주로 입원해 있다.

이 병원 다카하시 요이치(高橋洋一) 병원장은 4층 사망자 수에 대해 ”(평소보다) 다소 많다“며 ”특히 토요일에 많았다“고 말했다. 계면활성제 성분 링거로 환자가 추가로 숨졌을 가능성 가능성에 대해선 ”전혀 알 수 없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부 관계자 소행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병원내 감염이라고 의심했지만 확인되지 않았고, ”(중증 환자를 받아들이는) 병원 성격상 사망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병원의 링거 관리도 허술했던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드러났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병원에서 사용하지 않은 50개 링거 가운데 10개에서 봉인용 테이프에 고무마개 보호 필름에서 주사침을 찌른 흔적을 발견했다. 지난 17일부터 사흘 연휴기간 링거가 4층의 간호사실로 옮겨졌는데, 열쇠도 채워지지 않은 상태로 보관됐다. 이 병원에서는 몇달 전부터 몇몇 환자의 의료기록이 사라지고, 간호사실에 있던 음료수에서 이물질이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전문 지식이 있는 인물이 불특정 다수를 노리고 주사 바늘로 링거에 계면활성제 등 이물질을 주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계면활성제는 세제에 주로 쓰이며, 의료 현장에서 소독제나 기구 세정제 등으로도 사용된다. 경찰은 20일 숨진 88세 환자의 몸에서 검출된 계면활성제를 중독사 원인 물질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요코하마 병원 이물질 링거 2명 사망 경위
- 4월 4층 간호사실에 있던 간호복 찢어진 채 발견
- 6월 환자 진료기록 일부가 분실됐다가 다른 장소에서 발견
- 8월 간호사실에 놓인 음료에서 이물질 발견
- 9월 13일 환자 2명(모두 88세) 4층 병실 입원
- 17일 병원 측, 17~19일 링거를 4층 간호사실로 반입
- 18일 링거 투여받은 환자 1명 사망
- 20일 링거 투여받은 다른 환자 1명 사망
- 21일, 26일 가나가와현 경찰, 두 환자 중독사 발표
- 27일 병원측, 7월부터 3개월간 48명 사망 밝혀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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