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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집념이 51년 만에 살인범을 잡았다

중앙일보 2016.09.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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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년 전 흉기에 찔려 살해된 엘시 프로스트(왼쪽)과 언니 앤 클리브의 옛날 사진.[텔레그래프 캡처]



14세 소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범인이 피해 소녀 가족의 노력으로 51년 만에 잡혔다. 범행 당시 27세였던 범인은 78세 노인이 돼서 죄값을 치르게 됐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인디펜던트 등은 1965년 10월 9일 영국 웨스트요크셔 자치주 웨이크필드 마을의 철길 터널에서 14세 소녀 엘시 프로스트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78세 남성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51년 전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은 주변 인물과 용의자 등 1만2000명을 신문하고 한 30대 남성을 범인으로 지목했지만 이 남성은 법정에서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다. 결국 경찰은 이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채 종결하고 말았다.

영원히 미제 사건으로 남을 뻔 했던 범행의 실체를 밝혀낸 것은 가족들이었다.

사건 이후 계속 가족들은 백방으로 노력하며 경찰의 재수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움직이지 않았다. 엘시의 부모가 숨진 후에도 언니와 남동생의 노력은 계속됐다.

엘시가 사망한지 50주년이던 지난해 두 사람은 BBC 라디오 방송을 찾아갔고, 당시 사건을 되짚어 보는 보도가 전파를 탔다. 방송이 나가면서 재수사를 요청하는 목소리 높아지자 경찰은 사건 파일을 다시 열고 재수사에 착수했다.
재수사 착수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에서 제보 전화와 e메일이 쏟아졌고, 결국 70대 노인이 된 범인이 51년 만에 체포됐다.

올해 57세가 된 남동생 콜린 프로스트는 범인 체포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로 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았다. 엘시를 위한 정의가 어떤 형태로든 이뤄지길 원했다"고 재수사에 이르게 된 과정을 회상했다.

올해 69세가 된 엘시의 언니 앤 클리브는 "지난 시간들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다. 수사 초기에 실수가 있었지만 나중엔 경찰이 최선을 다해줬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도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당신이 원하는 것이 있고, 그게 정의라면 당신은 그 일을 계속 밀고 나가야만 한다. 우리는 엘시를 위한 정의를 원했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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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9세가 된 엘시의 언니 앤 클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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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7세가 된 엘시의 남동생 콜린 프로스트. [텔레그래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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