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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셋 둔 아이 멕시코에서 세계 최초로 탄생

중앙일보 2016.09.2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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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희망출산센터의 존 장 박사가 세 명의 부모에게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이를 안고 있다. [새희망출산센터]

세 명의 부모에게 유전자를 물러받은 아이가 세계 최초로 멕시코에서 태어났다.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새희망출산센터(New Hope Fertility Center)는 세 명의 부모를 둔 아이 탄생 과정을 담은 논문을 의학저널 임신과 불임 온라인판에 28일 공개했다. 요르단 출신인 친부모와 대리모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이는 지난 4월 세상에 나왔다.

아이가 세 명의 부모에게 유전자를 물려받게 된 사연은 이렇다. 아이의 친모는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를 서서히 병들게 하는 유전병인 리 증후군(Leigh syndrome)을 자녀에게 유전시키는 변이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친모는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지만 친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두 명의 아이들은 리 증후군으로 고생하다 8개월과 6살 무렵 숨졌다.

새희망출산센터 연구팀은 친모의 난자에서 유전 형질을 지니고 있는 세포핵만을 빼냈다. 그런 다음 다른 여성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했고 친모의 난자에서 빼낸 핵을 주입했다. 이후 친부의 정자와 수정시켰다.

리 증후군은 난자의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유전되기 때문에 이렇게 해서 수정된 아이는 리 증후군을 갖지 않고 태어날 수 있다. 세포핵 밖에 위치한 미트콘드리아는 세포로 에너지를 공급한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는 전체 유전자의 0.1% 정도에 불과하고 어머니를 통해서만 후계에 전달되는 모계 유전자다.

일련의 출산 과정은 멕시코에서 진행됐다. 새희망출산센터 존 장 박사는 과학 잡지 뉴 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선 세 부모 유전자를 통해 출산이 불법이기 때문에 멕시코에서 출산했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은 지난해 세 부모 아이의 체외수정을 합법화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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