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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ㆍ협박ㆍ변태행위…여고생 노린 그의 노트북엔 동영상 가득

중앙일보 2016.09.2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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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방법원. [사진 의정부지법]


의정부지법 형사1부(부장 성지호)는 미성년자와 성관계 촬영 동영상을 미끼로 협박해 꾸준한 성폭행을 한 혐의(성폭력특례법 상 카메라촬영, 협박)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원심(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의 실형과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40시간, 신상정보 공개 3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초 여고생 B양(당시 18세)을 한 모텔에서 만났다. 채팅앱 OO을 통해 연락을 했다. 법원의 판결문에서는 “피고인 A씨와 피해자 B양이 만나게 된 것은 ‘조건만남’을 하기 위함이었던 점 등은 인정된다”고 봤다.

하지만 여관에 함께 들어간 이후부터가 더 큰 문제였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여관에 들어서자 B양에게 경찰 명함을 보여주면서 ”나는 경찰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한편, 가방에 있는 서류철을 보여주면서 ‘성매매를 한 사람들의 명단’이라고 말하며 경찰에 신고할 듯한 태도를 보였다.

법원은 이렇게 적었다. ”겁을 먹은 피해자 B양이 용서를 빌자 피고인 A씨는 ‘돈을 주던지 몸을 주어야 한다’고 피해자 B씨를 협박하여 피해자와 성관계를 가졌다. A씨는 성관계를 갖는 과정에서 B양 몰래 휴대전화로 성관계 장면을 촬영하였으며, 이를 노트북에 저장해 두었다.“ 조건만남을 위해 약속했던 돈은 제대로 주지도 않았다.

성관계를 한 다음날, A씨는 B양에게 연락을 했다. ”너와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이 있고, 나를 만나지 않으면 동영상을 뿌리겠다“고 했다. B양이 응하지 않자, 한 달 뒤인 지난해 2월 A씨는 B양의 엄마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엄마 C씨에게 동영상을 보내겠다”고 협박했다.

수사기록에는 ”이후 피고인 A씨는 성관계 장면을 촬영해 둔 것을 빌미로 피해자 B양에게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하였는데, B양은 A씨와의 성관계로 인해 낙태수술을 받아 A씨의 요구에 응할 수가 없었다”고 나와 있다. 그러자 A씨는 “교복과 스타킹을 입은 상태에서 항문성교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A씨는 B양과 약속한 장소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관에게 긴급 체포됐다. 체포 당시 A씨는 항문성교에 사용하기 위한 젤과 노트북 컴퓨터를 소지하고 있었다. 수사결과 A씨의 노트북 내에는 B양을 포함해 여성 39명의 영상이 담겨 있었다. A씨는 ”동영상 가운데 90% 이상은 동의를 받아 촬영된 것“이라고 진술했다.

1심에서는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1심 재판부는 ”죄질이 나쁘지만, 인터넷 채팅을 통해 자발적으로 성관계를 가졌던 것 등을 감안해 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경찰 명함이나 서류철을 보여주면서 경찰에 신고할 듯한 태도를 보인 점이나 협박을 한 점 등을 보면 ‘B양이 자발적으로 성관계를 가졌다’는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고 봤다. 경찰 수사에서 A씨가 90% 이상은 동의를 받았다고 진술한 점은 ”일부는 동의 없이 촬영한 것임을 인정하고 있다“고 판단됐다.

법원은 이와 함께 증거인 노트북, 경찰 명함, 서류철, 휴대전화 등 4종을 몰수했다. 항문성교용 젤은 몰수하지 않았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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