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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 확률’ 신동빈 오늘 영장실질심사…롯데 ‘쓰쿠다 원톱’ 될까

중앙일보 2016.09.28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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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중앙포토]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이 신 회장에 대해 500억원대 횡령 혐의, 1250억원대 배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따른 것이다.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주재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는 2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형평성,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했다“는 입장을, 롯데그룹은 ”검찰이 법률적 판단을 했다고 하니, 우리도 철저히 법의 논리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신 회장의 구체적 혐의로는 ▶신동주ㆍ서미경ㆍ신유미 씨 등에 대한 500억원대 부당 급여 지급 혐의 ▶롯데시네마 매점사업 등 일감몰아주기 770억원 배임 혐의 ▶롯데피에스넷에 대한 계열사 부당지원 480억원 배임 혐의 등이 있다. 우선 신동주(62)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에게 400억원대, 신격호(95) 총괄회장의 사실혼 배우자 서미경(57)씨와 딸 신유미(33) 호텔롯데 고문에게 100억원대 등 총 500억원대의 부당 급여 지급 혐의다.
또한 롯데시네마 매점사업에 대해서는 2013년까지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서미경씨, 신유미 고문 등이 운영하는 개인회사에 매점 운영권 특혜를 줬다는 혐의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2013년 이미 사업을 직영으로 전환했고, 그 과정에서 이득도 있었다“는 입장이다. 롯데피에스넷 관련 혐의는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과징금을 받기도 했다. 롯데피에스넷은 세븐일레븐에 입출금자동화기기(ATM)를 공급하는 회사로 코리아세븐과 롯데닷컴, 롯데정보통신이 3분의1씩 출자해서 설립했다.

그동안의 영장 발부 추세를 감안하면 신 회장에 대한 영장 발부 여부는 29일 오전 3~4시경에나 결정될 전망이다.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에 대해서는 지난 6월 11일 새벽 4시 30분에,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7월 7일 새벽 2시 40분 영장이 발부됐다.

지금까지 롯데 관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로 본 단순한 통계로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관계자 8명 중 5명은 기각되고, 3명(37.5%)은 발부됐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 등 3명에게 영장이 발부됐고,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 등 5명에 대해서는 법원이 영장청구를 기각했다.

사실 영장청구까지 이뤄진 이번 비자금 수사는 사실 예견된 수순이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 조문현 변호사는 지난 7월 본지 EYE24와 만난 자리에서 ”현재까지 나온 검찰 수사 내용만 봐도 구속은 충분하고, 경영권이 쓰쿠다 다카유키(72ㆍ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 등 일본인 경영진에게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바 있다.

일본 재계 관례상 구속이 된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자리를 내놓는 것이 관례다. 롯데의 경우에도 지주회사 롯데홀딩스가 신동빈ㆍ쓰쿠다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서 쓰쿠다 ‘원톱’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경영인 CEO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 롯데그룹의 신규 경영 현안 역시 올해 말 예정된 제2롯데월드 준공을 제외하고는 올스톱 될 전망이다. 다음달 초 마감하는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 입찰에서도 롯데면세점이 월드타워점 사업권을 재탈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 롯데 고위 관계자는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직후 EYE24와의 문자메시지에서 “(검찰이) 너무한다”면서 짧게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검찰도 할 말은 있다. 서울중앙지검 고위관계자는 21일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해도 같은 지배구조에서 신 회장 체제가 유지되고 있고, 형제들이 화합하면 (경영권) 향배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직후인 26일에도 “(신 회장 구속시 롯데 경영권이 일본인 전문경영인에게 넘어간다는) 경영권 향배 (논란)에 대해서는 검증할 수 없는 것이고, 그것(경영권이 일본으로 넘어간다는)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의견이 있어서 진지하고 심도있게 토론했다”고 추가로 밝히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은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차남인 오너 가문이지만,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 등의 지지를 받고 경영권을 유지하는 구조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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