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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겸 사외이사에게 100만원 편의 땐 법조계서도 “된다” “안 된다” 의견 엇갈려

중앙일보 2016.09.28 02:29 종합 5면 지면보기
A교수는 기업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정기적으로 회의에 참석해 수당을 받는다. 임원급 대우라 이 기업 보유 골프 회원권과 휴양시설을 쓸 수도 있다. 이는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A교수는 김영란법 적용 대상일까.
적용 대상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법조계에서 김영란법의 적용에 대한 이견이 속출하고 있다. 이른바 ‘김영란법 회색지대’다. 위 사례는 “교수가 아닌 사외이사직 수행 대가로 받는 금품이라 적법하다”는 의견과 “기업 내규보다 김영란법이 우선 적용돼 위법”이라는 의견으로 나뉜다.

대한상의 정리 ‘김영란법 회색지대’
2만5000원 게임비 당구는 되고
2만5000원 스크린 골프는 안 돼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6대 로펌(광장·김앤장·세종·율촌·태평양·화우)과 함께 운영 중인 김영란법 상담센터에 접수된 궁금증을 정리한 사례집을 27일 발간했다. 기업의 혼선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리한 것이지만 국민권익위원회 유권해석이 지연되고 있는 사항이 많아 궁금증은 명쾌히 해소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기업 현장에서 혼란은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 같은 행동이라도 대상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제약사가 미국 당뇨학회에 신약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교수에게 항공권과 교통·숙박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다. 의료법에 시행규칙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기업이 경영 관련 학술행사에서 발표하는 교수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위법이다.

이유가 명백하지 않은 해석도 있다. 친목을 위해 게임비 총 2만5000원 상당의 당구 게임을 하는 것은 괜찮은데, 금액상 같은 수준인 스크린 골프는 가능하지 않다는 식이다. 골프 접대는 선물로 볼 수 없어 5만원 이하라도 허용할 수 없다는 게 권익위의 유권해석이다. 스크린 골프도 골프와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하지만 스크린 골프가 사회 상규상 당구와 다른 이유를 찾긴 힘들다. 결국 사회 정서상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인데, 누구의 정서에 부합하는 것인지는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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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김영란법 관련 형사처벌의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직무 관련성’ 개념이 모호하다는 불만을 많이 제기했다. 개별 사례로 들어가면 김영란법 적용 대상인지 헷갈린다는 것이다. 종업원이 법을 위반했을 때 기업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대한 우려와 문의도 많았다. 양벌규정을 피하기 위해선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해야 하는데, 구체적인 기준은 없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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