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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TV토론] 미 주류언론 "위너는 클린턴"

중앙일보 2016.09.2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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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CNN 등 미국의 주류 언론들은 제1차 TV토론의 승자로 힐러리 클린턴의 손을 들어줬다. 클린턴이 막무가내인 도널드 트럼프에 적절히 대응했을 뿐 아니라 그를 코너로 몰아넣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NYT는 “이번 토론으로 클린턴의 장점은 잘 드러났고 트럼프의 거칠고 극단적인 메시지는 부각됐다”며 “선거의 판세는 더 굳어졌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클린턴의 태도가 달라진 덕에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봤다. “주저하지 않는 단호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클린턴의 진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어 “아무리 연습을 해도 사실을 왜곡하고 발언을 방해하는 트럼프와의 토론에 완벽하게 대비할 수는 없지만 클린턴은 착실히 트럼프를 압도하는 법을 배워갔다”고 평가했다. 토론 태도에서도 클린턴에 후한 점수를 줬다. “트럼프는 소리지르고 끼어들고 비웃듯 콧방귀 뀌었지만, 클린턴은 톤을 유지하면서 짤막한 농담까지 적절히 섞었다"는 것이다.

WP와 CNN은 ‘클린턴이 트럼프를 수세로 몰아넣었다’는, 같은 제목의 분석을 내놨다. WP는 “준비를 많이 한 클린턴은 풍부한 팩트와 수치를 사용해 트럼프를 비판했다”며 “클린턴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보다 잘했다”고 호평했다. 반면 트럼프에 대해선 “강력한 공격 소재들은 사용하지 않았고 클린턴의 발언을 끊고 끼어드는 나쁜 습관을 드러냈다”고 했다. 트럼프가 클린턴을 비판할 때마다 쓰던 단어인 ‘정직’ ‘신뢰’를 정작 토론에서 언급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는 최근 트럼프 지지자 폄하 논란을 낳은 ‘개탄스런 집단(basket of deplorables)’이라는 클린턴의 발언도 거론하지 않았다. 클린턴의 약점을 파고들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놓친 셈이다. WP는 또 “분할된 중계 화면을 통해 후보들의 성격과 기질도 드러났다”며 “한숨 쉬고 인상 쓰는 트럼프의 모습은 대통령에 걸맞지 않다”고 평가했다. CNN 역시 “전당대회 이후 대선전을 주도하지 못했던 클린턴이 웃음으로 트럼프의 공격을 막아내며 정책 능력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주류 언론의 평가에선 클린턴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온라인을 장악한 건 트럼프였다. 두 후보의 여러 발언이 화제가 됐지만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건 “가장 강력한 자산은 나의 기질(My strongest asset is my temperament)”이라는 트럼프의 말이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트럼프는 페이스북에서 79%, 트위터에서 62%의 멘션 점유율을 차지했다. 클린턴은 각각 21%, 38%에 그쳤다.

한편 토론 직후 실시된 CNN·ORC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62%가 클린턴을 토론의 승리자로 꼽았다. 이들은 “클린턴이 트럼프보다 자신의 생각을 명쾌하게 표현했고 주요 이슈들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트럼프가 잘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27%에 그쳤다.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누가 더 적합하냐는 질문에도 클린턴이 67%로 트럼프(32%)를 월등히 앞섰다. 그러나 응답자의 47%가 “TV토론으로 투표 의사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해 클린턴의 선전이 실제 투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여론조사는 토론을 시청한 유권자 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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