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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신동빈 회장 횡령 500억, 배임 1250억 혐의 적용”

중앙일보 2016.09.27 01:43 종합 10면 지면보기
롯데그룹 비리를 수사해 온 검찰이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175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총수 일가에 일감몰아주기도 포함
롯데건설 570억 비자금 의혹은 제외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특수4부·첨단범죄수사1부)은 26일 신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적용 혐의는 500억원대 횡령 및 1250억원대 배임이고 두 가지 다 액수가 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을 20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지 6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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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이동열 3차장검사는 영장 청구 이유에 대해 “과거 재벌 수사를 보면 부실 계열사에 대한 그룹 차원의 부당 지원 등 기업 범죄가 많았다”며 “하지만 롯데그룹 총수 일가는 사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1250억원대의 횡령 또는 횡령성 배임 행위를 했다. 이는 국내 대기업 수사상 가장 큰 ‘사익 취득’ 액수”라고 말했다. 이어 “신 회장이 일본으로 도주할 우려 및 증거 인멸의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검찰은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지난 10년간 급여 명목으로 받아 간 게 2100억원이며 이 중 실질적 업무 수행의 대가가 아니라고 판단된 500억원을 신 회장이 횡령한 돈으로 봤다. 신 회장이 정책본부에 지시해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 400억원, 신격호 총괄회장(94)의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7)씨 모녀에게 100억원의 급여를 부당 지급했다는 것이다.

또 신 회장이 2005~2013년 전국의 롯데시네마 내 매점을 서씨 등 총수 일가에 불법 임대하고 일감을 몰아줘 770억원대 수익을 올리게 한 것과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과정에서 다른 계열사에 480억원대 손해를 끼친 것 등에 대해선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롯데케미칼의 270억원대 소송 사기, 롯데건설의 57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의 의혹에 대해 검찰은 “신 회장이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단서가 부족해 일단 영장범죄사실에서는 뺐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의 구속 여부는 28일 오전 10시30분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신 회장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해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이번 구속영장 청구 결정은 김수남 검찰총장이 고심 끝에 내린 결단이었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 대상자가 누구든 공정한 법 집행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론과 신 회장 구속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견해를 충분히 고려했고, 전자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사팀 관계자도 “김 총장이 고심 끝에 롯데 일가의 혐의를 총수 일가의 ‘사적 비리’로 판단 내리면서 수사팀이 중요 사건 처리 기준에 맞춰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수사는 김 총장 취임 후 처음 이뤄진 재벌 수사였다. 이에 따라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재벌 총수 봐주기’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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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신 회장의 영장실질심사를 전후로 총수 일가를 순차적으로 불구속 기소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서씨에 대한 기소를 시작으로 신 총괄회장, 신 전 부회장 등 총수 일가를 재판에 넘기겠다”고 말했다. 향후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혐의로 이미 기소된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포함해 일가 5명이 동시에 법정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허수영(65) 롯데케미칼 사장 등 고위 임원 3~4명도 불구속 기소하되 강현구(56) 롯데홈쇼핑 사장 등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계획이다.

오이석·현일훈 기자 oh.i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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