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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은 감나무, 충주는 사과나무 가로수 어떨까요”

중앙일보 2016.09.27 01:10 종합 2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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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가로수를 많이 심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기후·토양·역사·문화 등을 고려해 지역별로 특성에 맞게 심어야 합니다.”

국립산림과학원 김선희 연구관
나무 크기, 지역 특성 고려해야
‘내 가로수 갖기’운동도 해볼만

국립산림과학원 김선희(48·농학박사·사진) 임업연구관은 “나무를 심기 전에 녹지분포나 지리적 특성, 문제점 등을 파악한 뒤 ‘적지적수(適地適樹)’의 개념으로 가로수를 심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연구관은 “예를 들어 공단밀집 지역은 때죽나무·당단풍·팥배나무·은행나무 등 공해에 강한 나무를 심고 유적지가 많은 관광도시에는 전통 숲과 어울리는 나무를 심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김 연구관은 “충북 영동의 감나무, 충주의 사과나무처럼 지역 특산품을 알릴 수 있는 나무를 가로수로 가꾸면 경관도 조성하고 나무 열매를 수확해 경제적 이익까지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무의 크기에 따라서도 심는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4m 이상 자라는 느티나무·소나무 같은 교목은 8m 간격으로 심는 게 효과적이며, 도로 양측에 같은 나무로 심되 도로의 방향이 바뀌거나 도로가 확장되는 구간에는 다른 나무로 종류를 바꿔 심어도 경관을 해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회양목·사철나무 등 4m 이하로 자라는 관목은 나무 사이 간격에 구애받지 않고 심을 수 있다고 했다. 관목은 주로 그늘 효과가 필요 없는 곳에 심을 것을 김 연구관은 권했다. 흰말채나무·황매화·수수꽃다리 등 꽃이 피는 관목도 좋다고 했다.

김 연구관은 “가로수는 자연 녹지에 있는 나무에 비해 고층 빌딩, 자동차 매연 등의 영향으로 생육공간이 좁고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가지치기 등 기본적인 가로수 관리 방법 이외에 정부나 지자체가 시민들에게 가로수를 지정해 관리토록 하는 ‘내 가로수 갖기’나 ‘건물 앞 가로수 가꾸기’ 운동도 해볼 만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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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관은 “높이 8m, 지름 25㎝ 크기 버즘나무(플라타너스) 한 그루가 잎을 통해 하루 평균 수분 0.6㎏을 방출해 공기 중에서 36만㎉의 열을 뺏으며 이는 49.5㎡(15평형) 에어컨 10대를 7시간 가동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라며 “기후 변화로 인한 도심 열섬 현상의 대비책은 가로수를 포함해 나무를 많이 심는 게 최선이다”고 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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