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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하늘로 간 ‘축구계의 이순신’ 이광종

중앙일보 2016.09.27 00:59 종합 2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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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이 국가대표팀에서, 해외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소원은 모두 이뤘다. 이제는 내가 건강한 모습을 보여줄 차례다.”

전 올림픽축구팀 감독 52세로 별세
한·일전 8승 2무 무패 기록 이끌어

급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이던 이광종(사진) 전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끝내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26일 별세했다. 52세.

이 전 감독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딛고 정상에 올라 한국 축구에 28년 만의 금메달을 안겼다. 다양한 연령대의 대표팀을 이끌며 한·일전 무패(10경기 8승 2무) 기록을 세워 ‘축구계의 이순신’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리우 올림픽대표팀 사령탑에 올랐지만 병마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1월 태국 킹스컵 참가 도중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급거 귀국한 이후 병실과 요양원을 오갔다.

경기 김포 출신의 이 전 감독은 중앙대를 거쳐 1988년부터 유공 코끼리 축구단과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당시 그는 블루윙즈의 팀 창단 정규리그 1호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축구계에서 첫손에 꼽는 유망주 육성 전문가였다. 지난 2000년 대한축구협회 전임 지도자로 입사한 이후 유망주 발굴에 전념했다. 기성용(27·스완지시티)·이청용(28·크리스탈팰리스)에서부터 황희찬(20·잘츠부르크)에 이르기까지 각급 대표팀의 주역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국제대회 성적도 준수했다. 2009년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8강행을 시작으로 2011년 U-20 월드컵 16강, 2012년 U-19 아시아 선수권 우승을 이끌었다. 울리 슈틸리케(62)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날 “귀중한 분을 떠나보내게 돼 안타깝다”고 추모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28일이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1남1녀가 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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