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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레터] 별 희한한 일

중앙일보 2016.09.2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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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가 시작부터 파행에 빠졌습니다.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이후 새누리당이 국회 일정에 불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야당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는 야당 단독으로 진행됐고, 여당이 위원장인 상임위는 열리지도 못했습니다. 덕담으로 주고받던 협치정신은 온데간데없고 팽팽한 기싸움만 벌이고 있습니다. 국회선진화법으로 폭력이나 몸싸움은 없어졌지만, 국회파행은 여전합니다.

게다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집권당 대표가 국회운영에 항의해 단식투쟁을 하는 건 처음 보는 일입니다. 여소야대에다 선진화법이 규율하는 국회에서 숫적 열세인 새누리당은 계속 끌려다니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집권당으로서의 좌절감이 이 대표 단식으로 표출된 셈입니다. 하지만 그의 단식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아직 정국의 중대 분수령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별 희한한 일 다 본다, 코메디 개그라고 웃어넘겼습니다. 이 대표는 자칭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사람이라 합니다. 그의 말대로라면 단식투쟁의 출구전략 찾기가 쉽지 않을 듯합니다.

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혐의는 1700억원대 횡령·배임입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에 따른 형평성과 사건처리 기준 등을 고려했다 합니다. 롯데그룹은 초비상입니다. 구속영장이 신청될 것으로 각오는 했지만 막상 나오자 당황해하는 모습입니다. 총수가 구속돼 있을 동안 대행체제가 마땅치 않은데다, 경영권이 일본측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합니다. 총수 일가가 무더기 사법처리 대상이라는 점도 특이합니다. 일본 재계도 사태 추이를 유심히 지켜보는 분위기입니다. 영장 실질심사는 28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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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버시를 중시하기로 이름난 스위스 국민이 전화 감청과 이메일 감시를 허용하는 법안을 국민투표로 통과시켰습니다. 찬성률은 65.5%입니다. 수사당국이나 정보기관은 법원·국방부·내각의 허가를 받아 감청하거나 이메일을 열어볼 수 있습니다. 그전엔 원천적으로 봉쇄됐던 일들입니다. 빅브라더 우려가 있었지만 테러에 대한 불안이 앞섰습니다. 유럽의 달라진 민심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스위스 국민은 지난 6월 월 300만원의 기본소득 지급안을 국민투표로 부결시킨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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