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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경 특박 '계급별 상한제'로 사실상 축소…일선 의경들 불만 폭주

중앙일보 2016.09.26 15:58
경찰이 의무경찰의 특별외박(특박) 규정을 강화했다. 복무 중 원하는 기간에 제한없이 쓸 수 있었던 특박 사용 일수를 계급별로 상한선을 둔 것이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 경비과는 이달 21일 각 지방청 경비과 의무경찰계에 ‘재량 특별외박 상한제 시행 세부기준 하달’이라는 업무지시를 내려보냈다. 계급별로 이경은 최대 2일, 일경·상경은 최대 7일, 수경은 최대 4일만 특박을 쓸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의경의 특박은 군대의 포상외박 개념이다. 지방청장 이상이 주관하는 행사에서 입상하거나 총경급 이상의 표창을 받는 등 업무 유공을 세우면 특박을 받게 된다.

그동안에는 의경 복무 21개월 동안 특박 20일을 재량껏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경찰이 특박 규정을 강화하면서 계급별로 사용 가능 한도가 생겼다. 기간 내에 쓰지 못한 특박은 사라지게 된다.

문제는 의경들의 전체 특박 사용 일수가 줄어들게 된 것이다. 특박이 20일이라고 하면 20차례의 ‘박’(泊)이 주어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1박2일 특박을다녀올 경우 특박 일수는 2일이 된다. 특히 특박이 최대 4일로 제한된 수경 계급의 불만이 크다. 의경들은 근무 기간에 특박을 쓰지 않고 모아 뒀다가 복무 기간이 끝날 무렵 외박에 특박을 붙여 장기간 휴가를 갔다 온 뒤 전역하는 관행이 있는데, 이번 조치로 전역을 앞둔 의경의 휴가가 뒤로 밀리거나 휴가 날짜가 줄어들게 됐기 때문이다.

의경들 사이에서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아들인 우 모 수경(24)이 의무경찰(의경)로 근무하면서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돌연 규정을 강화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실제로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우 수석 아들 때문에 왜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느냐”는 식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2월 의경으로 입대한 우 수석의 아들 우 수경은 입대 이후 지난 7월 20일까지 511일 근무 기간 중 59일 외박을 나갔고 85차례 외출한 것으로 나타나 ‘특혜 근무’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의경의 특박과 관련한 규정 강화는 원래부터 계획되어 있었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의경들이 복무 기간이 끝날 무렵에 특박을 몰아서 쓰는 관행이 있는데, 계급별로 골고루 특박을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예전부터 문제가 제기돼 준비해왔고, 우 수석 아들 논란과는 전혀 관계없다”고 해명했다.

채승기 기자 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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