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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는 지진 전 미리 알았나’…부경대 교수 지하수 지진 연관 관계 주장

중앙일보 2016.09.26 11:42
지진이 발생하기 1~2일 전 진앙 주변 지하수 수위가 상승한 것으로 확인돼 지하수 수위 변동을 향후 지진 예측에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상용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경북 경주, 부산, 울산지역 지하수 관측소 10여 곳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특히 경주시 산내면 관측소의 지하수 수위가 지난 11~12일, 16~17일 사이 평소보다 크게 상승했다고 26일 밝혔다.

우리나라 지하수 관측소는 전국에 400여 곳에 있다. 산내면 관측소는 지난 12·19일 잇따라 발생한 지진의 진앙인 경북 경주시 내남면에서 서쪽으로 12㎞ 가량 떨어져 있다.

정 교수가 분석한 결과 지난 11일 지표면에서 179㎝ 아래에 있던 암반 지하수가 12일 지표면 아래 130㎝ 까지 상승했다. 하룻 새 수위가 49㎝ 올라간 것이다. 이날 이 지역에 내린 비는 14㎜에 그쳤다. 지난 3일 강수량 90.5㎜를 기록했을 때 같은 관측소에서 측정한 지하수 상승 수위는 38㎝였다. 비가 턱없이 적게 내린 날인데도 지하수는 더 많이 상승한 것이다.

경주에선 지난 12일 오후 7시44분 경주 남남서쪽 8.2㎞에서 규모 5.1의 전진이, 오후 8시32분 경주 남남서쪽 8.7㎞에서 규모 5.8의 본진이 일어났다.

이어 지난 13일 지하수 수위는 지표면 아래 91㎝ 지점까지 올라갔다. 25.6㎜의 강수량을 기록한 지난 17일에는 지표면 아래 40㎝ 지점까지 올라갔다. 13일보다 39㎝ 더 상승했다. 비가 오지 않은 18일에는 지표면 아래 38㎝ 지점으로 전날보다 2㎝ 올라갔다.

19일 오후 8시33분 경주 남남서쪽 11㎞에서 규모 4.5 지진이 다시 발생했다. 이날 같은 관측소 지하수 수위는 지표면 아래 31㎝ 지점까지 상승했다. 이후 현재까지 이 지역 지하수 수위는 약간 내려간 지표면 아래 36㎝ 지점에 머무르고 있다.

정 교수는 “지진에 앞서 암반에 강한 압력이 가해져 지하수 수위가 많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며 “지진 예보에 지하수 수위를 활용하는 미국·일본처럼 우리나라도 지진 예보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지하수 관측소가 세워진 지 20년 정도인데다 그동안 큰 지진이 일어난 적이 없어 지하수와 지진 연관 관계 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다”면서 “그러나 양산단층 주변의 다른 지하수 관측소 자료도 경주 산내면 관측소와 유사한 형태를 나타내는 등 이번 자료는 매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하수 수위는 지진 유형에 따라 다를 수는 있다”면서 “한반도 지각 자체에서 발생한 원인이라면 지하수 수위가 상승했다가 지진 후 금방 내려가야 하는데 이번 분석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대지진의 여파로 나타난 것으로 지진 후에 완만하게 지하수 수위가 낮아진 것으로 미뤄 여진이나 또 다른 큰 지진이 올 수도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하수 수위를 지진 예보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하수 관측소를 추가로 설치하고, 특히 원전이 밀집된 지역 주변에 관측소를 많이 세워 대비하고, 1시간 단위의 측정 주기를 분 단위 수준으로 세분화하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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