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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황벽화, 일본 국보…법화경의 모든 것을 만난다

중앙일보 2016.09.26 00:49 종합 21면 지면보기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힌두교 신자였다. 그럼에도 그는 대승불교의 대표적 경전인 『법화경(法華經)』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간디와 친분이 두터웠던 인도문화국제아카데미 창립자 라구비라(1902~63) 박사는 “간디는 ‘나무묘법연화경(南無妙法蓮華經)’이 인간에게 내재한 우주대의 힘을 궁극적으로 표현한 것이자 우주의 지고한 음률이 연주하는 생명 그 자체라고 깨달았다”고 말한 바 있다. 라구비라 박사는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두 개의 산스크리트본 법화경 중 하나를 간디에게 주었다. 나머지 하나는 후에 SGI(국제창가학회) 이케다 회장에게 전달됐다. 간디가 아슈람(수행처)에서 아침 저녁으로 기도를 할 때마다 ‘나무묘법연화경(南無妙法蓮華經)’을 세 번씩 읊었다고 한다. 실제 간디가 남긴 기도문에는 인도 문자(데바나가리)로 ‘나무묘법연화경’의 발음이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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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경-평화와 공생의 메시지전’에 전시되는 국보 제211호 백지묵서묘법연화경. 고려 우왕 3년(1377년)에 하덕란이 돌아가신 어머니의 명복과 아버지의 장수를 빌고자 옮겨 썼다. 호림박물관 소장. [사진 한국SGI]

‘법화경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열린다. 이달부터 12월 21일까지 글로리홀(서울 구로구 공원로 54)에서 열리고 있는 ‘법화경-평화와 공생의 메시지전’이다. 한국SGI와 동양철학연구소, 중앙일보가 공동주최하는 이번 행사의 개막식에는 라구비라 박사의 아들인 로케시 찬드라 박사가 90세의 고령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12월 21일까지 서울 글로리홀서
티베트어본 등 150점 국내 첫선

법화경은 반야경, 유마경, 화엄경과 함께 초기에 성립된 대승경전으로 평가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우선 법화경의 역사가 펼쳐진다. 인도에서 티베트와 아프가니스탄을 지나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으로 건너가는 전파 경로다. 산스크리트어, 티베트어, 한문 등으로 기록된 고(古)법화경 관련 150여 점 유물의 진본과 사본이 깔끔하게 펼쳐져 있다.

1층을 관람한 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돈황 막고굴의 법화경 관련 벽화도 볼 수 있다. 마치 막고굴 속에 직접 들어가 벽화를 보는 느낌이다. 이 전시는 2006년 홍콩에서 처음 시작했다. 프랑스, 영국, 스페인, 브라질, 인도 등 지금껏 13개국에서 약 50만 명이 관람했다. 국내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의 국보도 볼 수 있다. ‘법화경’을 바탕으로 신앙의 문을 연 니치렌(日蓮, 1222~82) 선사의 친필이다. 특히 전쟁이 난무하던 전국시대에 ‘나라를 다스리는 사상이 바로 서야 국가가 편안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입정안국론(立正安國論)’의 진품을 만나볼 수 있다. 니치렌 선사가 남편을 잃고 절망하는 여성 신자에게 보낸 서간(문화재)에는 ‘겨울은 반드시 봄이 되느니라’는 구절이 담겨 있다. 김성태 도슨트는 "삶의 이치를 담은 이 문구는 일본에서도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한국SGI 김인수 이사장은 "우리나라도 경제 양극화, 세대 갈등, 북핵 위기 등의 불안 요인과 직면하고 있다. 법화경은 ‘세계 평화’와 ‘인류 사회의 지속적인 번영’을 지향한다. 이번 전시가 법화경의 메시지를 되짚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입장료 무료. 문의 02-6300-7042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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