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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그럴려면’‘이럴려면’은 틀린 말

중앙일보 2016.09.26 00:09 경제 8면 지면보기
"그럴려면 하지 마!”

잔소리나 핀잔을 들을 때 종종 나오는 표현이다. 이때 등장하는 ‘그럴려면’은 앞의 상황을 포괄적으로 가리키는 말이다. ‘그럴려면’은 이처럼 자주 쓰이는 말이지만 틀린 표현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바른 표현은 ‘그러려면’. ‘그러려면’이 어떻게 구성된 단어인지 따져보면 ‘그럴려면’이 잘못된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려면’은 ‘그리하다’의 준말 ‘그러다’의 어간 ‘그러-’에 어미 ‘-려면’이 붙어 이루어진 단어다. ‘그럴려면’은 ‘그러-’에 불필요한 ‘ㄹ’을 덧붙인 것이므로 바르지 못한 표현이다.

‘이럴려면’도 마찬가지다. “이럴려면 다시는 오지 마” 등과 같이 사용하곤 하나 ‘이러려면’이 맞는 말이다. ‘이러려면’은 ‘이렇게 하다’는 뜻을 지닌 ‘이리하다’의 준말 ‘이러다’에 ‘-려면’이 붙어 이루어진 단어다. ‘이러다’의 어간 역시 ‘이러-’이기 때문에 ‘이럴려면’은 불필요하게 ‘ㄹ’을 덧붙인 표현이다.

‘-려면’과 비슷하게 어미 ‘-려야’가 붙는 경우에도 불필요하게 ‘ㄹ’을 덧붙여 쓰는 예가 흔하다. “신경을 안 쓸려야 안 쓸 수가 없다” “차가 끊겨 갈려야 갈 수가 없다” 등처럼 사용하는 경우다. ‘쓰다’ ‘가다’의 어간은 각각 ‘쓰-’ ‘가-’이기 때문에 여기에 ‘-려야’를 붙인 ‘쓰려야’ ‘가려야’가 맞는 표현이다.

‘-려야’ 대신 ‘-ㄹ래야’로 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가 아파서 먹을래야 먹을 수가 없다’가 그런 예다. ‘-ㄹ래야’는 ‘-려야’의 잘못이므로 ‘먹을래야’는 ‘먹으려야’로 바꾸어야 한다.

김현정 기자 nom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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