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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빨리 먹거나 TV 보면 과식, 20분 이상 천천히 드세요

중앙일보 2016.09.26 00:01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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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이윤상(25)씨 가 홀로 저녁을 먹고 있다. 1인가구가 급증하면서 이씨와 같은 ‘혼밥족’이 크게 늘었다. 프리랜서 송경빈

혼자 밥을 먹는 일(혼밥)이 어디서나 익숙한 풍경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저녁을 가족과 함께 먹는 사람은 64.9%(2014년 기준)에 불과하다. 1인가구 500만 시대를 맞아 혼밥족은 더욱 늘어났을 것이다. 건강에 좋은지 여부를 떠나 혼밥은 이제 TV드라마에도 자주 나오는 생활상이 됐다. 최근엔 인간관계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한자 ‘자발적 혼밥’도 적지 않다. 하지만 취준생이나 1인가구, 독거노인에게 혼밥은 선택이 아닌 생계의 문제다.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조금이나마 혼밥을 건강하게 먹는 방법을 알아봤다.

‘혼밥’ 건강하게 즐기려면

혼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다양하다. 건강에 긍정적이라는 연구보다는 부정적이라는 연구가 많은 편이다. 영양 불균형과 이로 인한 각종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어서다. 꾸준히 혼밥을 한 사람의 허리둘레가 5㎝ 더 굵었다거나, 우울증 위험이 2.4배 높았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반면에 혼밥이 건강에 좋다는 쪽에선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온전히 자기 방식대로 식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함께 식사하는 사람의 식사 속도와 음식 종류·분량에 무의식적으로 맞추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점심·저녁 식사를 혼밥으로 간단하게 마친 후 부족한 신체활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그래도 1주일에 두세 끼 이상은 누군가와 같이 먹는 게 좋다”며 “혼밥이 사회적인 경향으로 자리 잡은 만큼 무조건 경계하기보다는 건강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혼자 먹는다면 시간 확인 필수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혼밥을 즐길 수 있을까. 그 기본은 건강한 습관이다. 혼밥을 하면 평소보다 식습관이 더 쉽게 흐트러진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오유진 박사가 1인가구원 475명을 조사한 결과 혼밥의 단점으로 식사를 너무 대충 먹거나(45.8%), 패스트푸드(인스턴트식품)를 주로 섭취하고(19.1%), 빨리 먹게 되며(15.3%), 대화 상대가 없어 식사가 즐겁지 않다(7.8%)는 점을 꼽았다. 특히 주의할 점은 식사에 걸리는 시간이다. 많은 양을 빨리 먹으면 소화기관에 무리를 준다. 역류성 식도염이나 과민성 장 증후군의 원인이 된다. 김 교수는 “첫술을 뜬 지 20분은 지나야 식욕 억제 호르몬인 인슐린이 분비되고 뇌에서 배가 부르다는 걸 인식한다”며 “빨리 먹는 습관이 과식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TV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즐기며 식사하는 습관 역시 버리는 게 좋다. 자신도 모르게 식사시간을 줄이고 과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는 “식사 중 TV를 보면 뇌가 음식을 먹었다는 사실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TV에 정신이 팔리면 덜 씹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음식물을 제대로 씹어 넘기지 않으면 충분히 소화되지 못해 결국 위와 십이지장에 큰 무리를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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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할수록 건강해지는 식단
식습관만큼 중요한 게 ‘무엇을 먹느냐’다. 혼밥을 하는 사람 대부분은 맨 먼저 간편한 음식을 찾는다. 그러나 조리 방법이 쉽고 짧을수록 건강에는 좋지 않은 편이다. 연령대별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각각에 맞게 보충하는 게 중요하다.

먼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가공식품이 주메뉴인 20~30대의 경우 유제품·과일·채소를 별도로 섭취하는 게 좋다. 이왕 편의점 음식을 선택한다면 그중에서도 건강에 좋은 순서가 있다. 가장 나쁜 건 컵라면과 빵이다. 탄수화물 외에는 다른 영양소를 섭취할 수 없다. 즉석 카레 같은 일품요리도 그다지 좋지 않다. 소스 대부분은 녹말이고 나머지 재료의 비율이 지나치게 낮다. 김밥·샌드위치·도시락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이정주(임상영양사) 영양파트장은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고른다면 밥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건 피해야 한다”며 “햄·소시지·튀김·고기 같은 단백질 반찬은 세 가지 이하, 채소 반찬은 두 가지 이상인 것으로 골라야 최소한의 영양 균형이 맞춰진다”고 말했다.

40~50대 혼밥족도 적지 않다. 아내와 자녀를 외국에 보낸 ‘기러기 아빠’가 대부분이다. 요즘엔 이혼 중년 또는 지방 근무자도 느는 추세다. 젊은층에 비해 혼밥이 익숙하지 않은 편이다. 보통 설렁탕·순댓국 같은 국밥 위주의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음식엔 염분과 지방이 매우 많다. 염분·지방 섭취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국에 밥을 말지 않고 건더기 위주로 먹는 게 좋다. 이왕 국물 요리를 먹으려면 대구탕·동태탕처럼 기름기가 적은 생선요리를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 고기가 들어간 탕 요리 중에선 육개장이 좋다. 다양한 채소가 들어 있고, 기름이 적은 부위(홍두깨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1인식 전문 판매업체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고객 상담을 통해 영양상태·식습관을 분석하고 적합한 식단을 날마다 배달해 주는 곳도 있다.

60~70대 혼밥족은 대부분 독거노인이다. 영양상태가 꽤 취약하다.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높은 대신 단백질 섭취는 거의 없다. 매 끼니를 밥·라면·김치로 때울 경우 다른 영양소의 공급이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밥을 물에 말아서 김치만 놓고 먹었다면 탄수화물·물·염분만 먹은 셈이다. 마른 비만과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지고 근육량이 줄어 노쇠 위험도 커진다. 이정주 파트장은 “혼밥일 땐 간편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영양 균형이 갖춰져 있는 음식을 조리해 먹는 게 좋다”며 “국을 끓여 각종 재료를 넣는 방법이 그나마 가장 낫다. 쇠고기미역국, 북어계란국, 콩나물사태국, 연두부파국처럼 단백질에 비타민·무기질이 포함된 국을 끓이면 반찬 가짓수를 늘리지 않고도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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