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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국감때도 김영란법 적용…국회의원 더치페이해야

중앙일보 2016.09.25 14:49
오는 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김영란법)이 전면 시행되면서 해외에 있는 재외 공관 국정감사 때 국회의원에게 차량 지원 등 부분적 편의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외교부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이행에 관한 외교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김영란법 시행과 함께 적용한다고 25일 밝혔다. 외교부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피감기관인 공관에서 국정감사단에게 음식물을 제공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인사·감사 업무의 경우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관련자는 3만원 이하라고 해도 음식물을 제공해선 안 된다.

현지에서 외부 식당에서 국정감사단과 공관 인사들이 식사를 함께 하는 경우에는 각기 비용을 지불하는 ‘더치 페이’를 해야 한다. 현지 치안 상황 등이 열악한 험지의 경우엔 공관에서 간단한 음식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실비로 정산해 비용을 받도록 했다.

공식적 행사, 감사업무와 직접 관련된 행사에는 공관 차량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추가적으로 차량을 임차할 경우엔 국정감사단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오는 29일부터 33개 재외공관에 대해 실시되는 국정감사부터 이 원칙이 적용된다.

정부 인사가 공무상 해외출장을 갈 경우 재외공관이 지원할 수 있는 범위도 제한된다. 고위대표단에게 공관 차량 제공은 가능하다. 통역을 요청하면 지원할 수 있으나, 통역 비용은 해당 기관이 내야 한다. 주재국 공항 귀빈실을 이용하도록 공관이 주선할 수 있지만, 귀빈실 사용 비용은 역시 해당 기관이 내도록 했다. 공관에서 오·만찬 주최는 가능은 하지만 회수에 제한이 있다. 1급 이하 공직자가 대표단의 수석대표인 경우 1회 주최할 수 있고, 차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가 대표단으로 오더라도 최대 2회까지만 가능하다.

여권이나 비자를 조속히 발급해달라거나 발급 과정에서 편의를 봐달라고 외교부 측에 요청하는 것도 부정청탁에 해당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는 인·허가 요건을 정해놓고 신청을 받는 것으로 빨리 발급해달라거나 하는 요청은 법령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조기 발급 요청이 부정청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기로 했다. 정당한 사유는 ▶긴급한 공무 출장 ▶인도적 사용 ▶특별한 외교적 목적 등이다.

외교부는 또 ‘외교활동과 관련한 공식 행사’의 경우에는 김영란법상 음식물을 제공받을 수 있는 가액인 3만원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주한 외교사절단이 김영란법 적용으로 인해 한국 정부 인사들과의 접촉이 어려워지는 등 외교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외교부는 사전에 국민권익위원회로부 관련 유권해석을 받았다.

여기서 외교활동과 관련한 공식 행사의 기준은 ▶외교업무와 직접 관련이 있는 행사로서 ▶외국의 정부·공공기관·기타 단체(NGO 포함) 또는 국제기구 등을 대표하거나 그 위임을 받은 사람이 ▶자체 예산으로 주최하는 행사 등이다. 이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엔 행사가 비공개로 진행되더라도 김영란법상 3만원이 적용되지 않는다. 참석 인원, 장소도 상관 없다.

외교부는 가이드라인에서 “하지만 이런 행사의 경우에도 법이 정한 허용가액을 가급적 준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가액을 과도하게 넘는 행사의 경우 행동강령책임관 및 청탁방지담당관과 협의해야 한다. 참석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주된 판단 기준은 불참시 우리의 외교적 이익이 훼손될 것인지 여부가 돼야 한다”고 규정했다.

김영란법은 해외에서 근무중인 공관원들에게도 적용된다. 3만원은 환율을 적용해 환산하기로 했다. 계산하는 순간 한국은행이 고시한 환율을 적용해 3만원이 넘는지를 보게 되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나라에 따라 물가가 다르기 때문에 3만원에 해당하는 현지화로는 간단한 식사조차 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화 3만원이란 원칙은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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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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