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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오르다 심정지 사망한 학생, 유족급여 받을 수 있을까?

중앙일보 2016.09.25 13:05

수업에 참석하려고 급히 계단을 뛰어오르던 학생이 갑작스런 심장 정지로 사망했다면 유족 급여를 받을 수 있을까?

학교안전법에서는 학생이 학교 내 안전사고로 사망했을 때 유족 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안전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하지 않아 논란이 돼왔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김군은 2013년 학교에서 운영하는 태권도 수업에 출석하려고 5층 강당까지 계단을 통해 급히 뛰어올라갔다. 그러다 갑작스런 호흡 곤란으로 강당 앞 복도에서 쓰러졌다. 김군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지고 말았다.

김군의 사인은 '급성심장사 의증'으로 확인됐다. 김군의 부모는 서울시 학교안전공제회에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이므로 유족 급여와 장의비를 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김군의 부모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계단을 뛰어 올라가다 쓰러진 사고와 학생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수업 참석 차 계단을 뛰어올라 간 것이 심정지 사망의 원인으로 보기 어렵고, 이 때문에 이를 학교 내 안전사고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김군이 초등학교 4학년까지 학교 수영선수로 활동할 정도로 건강했다"며 "반드시 의학적이거나 자연과학적으로 사망의 원인과 결과가 증명돼야 할 필요는 없다. 학교 안전사고와 사망 사이에 상당(타당)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면 그 증명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김군의 심정지 사망에 다른 이유가 없으니 수업 참석을 위해 급히 뛰어오른 것 때문에 심정지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유족 급여를 지급하라"는 취지로 이 사건을 서울고법에 다시 돌려보내 심리케 했다.

윤호진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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