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새누리, 국감 ‘보이콧’ 선언에 야당은 “야당만으로도 할 수 있어”

중앙선데이 2016.09.25 01:27 498호 5면 지면보기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안 파동이 불러온 여야의 강대강(强對强) 대치상황에 따라 당장 26일 시작될 예정인 국정감사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새누리당은 24일 새벽 김 장관의 해임안 가결 직후 국회 로텐더홀에 모여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와 함께 국감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24일 “더불어민주당과 정 의장의 무자비한 횡포를 바로잡기 전까지 국회는 없다”면서 “의회주의 근본을 무시하고 파괴한 야당의 횡포가 계속되는 한 그 어떤 국회 활동도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해임건의안 불수용 시사 발언이 나온 직후 야권의 입장도 강경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24일 중앙SUNDAY와의 통화에서 “여야가 합의한 일정대로 국정감사를 그대로 진행하겠다”며 “여당이 응하지 않는다면 야당만으로 국감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맞불을 놓았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새누리당이 국감을 포기하는 것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의혹을 회피하겠다는 얄팍한 숨은 의도가 의심된다. 국감을 포기하는 것은 국회의 책임과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야권의 국감 공조 의사를 확인했다


해임안 파동 강대강 대치

야당 측이 여당의 도움 없이도 국감 진행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20대 총선에서 만들어진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 덕분이다. 18개의 국회 상임위원회 모두 야당 의원 비율이 과반을 넘기는 데다 야당은 10개 상임위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위원장과 야당의원만으로도 진행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증인 채택에 대해서도 더민주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대부분의 상임위에서 증인 채택이 마무리됐고, 정부 등 기관 증인은 여야 합의 없이도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감에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야권 내부에서는 여당의 국감 보이콧에 대해 반기는 속내도 있다. 이번 국감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을 마음껏(?) 요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그동안 여야 간에 이번 의혹과 관련된 증인 채택을 두고 힘겨루기를 벌여왔다. 더민주 측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최순실씨를 비롯해 양 재단에 후원금을 낸 기업 관계자들의 증인 채택을 요구해왔고, 여권은 “근거 없는 의혹에 불과하다”며 이를 일축해왔다.



이 원내대변인은 “여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는다면 이번 국감은 그야말로 ‘미르 국감’이 될 수 있다”며 “두 재단을 담당하고 있는 교문위와 협력해 각 상임위마다 이들 재단을 둘러싼 의혹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도 “어차피 여당 의원들은 국감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방어에 나설 것”이라며 “김재수 장관 임명 강행 시 야당도 양보하기 어렵다. 여야 대치가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교문위 의원 29명 중 야권이 16명을 차지하는 데다 유성엽 교문위 위원장이 국민의당 소속이기 때문에 국감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교문위는 지난 8월 위원장과 야당만으로 2016년도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한 전력도 있다.



이미 더민주 등 야권 지도부는 이번 의혹을 ‘권력형 비리’라고 규정하고 국감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겠다고 공언했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대한 박근혜 정권의 실세 개입 의혹이 고구마줄기처럼 줄을 잇고 있다”며 “국감에서 문란한 국정과 부정부패를 바로잡아 좌표를 바로 세우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역시 “대통령이 두 재단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신다면 우리 당은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밝히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국감 보이콧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중앙SUNDAY와의 통화에서 “국감을 보이콧하면 야당이 위원장인 상임위는 자기들 뜻대로 다 처리해 버릴 텐데 그것도 문제”라며 “주말 동안 당 지도부가 보이콧을 푸는 어떤 조건을 만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구독신청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