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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술·거리 다 살린 아시아 대표 축제 만들 것”

중앙선데이 2016.09.25 00:42 498호 6면 지면보기
“여의도 벚꽃축제, 불꽃축제는 소문 안 내도 모이잖아요. 벚꽃과 불꽃이라는 ‘야마’가 있기 때문이죠. 우리도 그런 핵심테마를 발견해 가려고 해요. 그렇게 사람을 모아 모두가 ‘나의 축제’로 느끼는 잔치를 벌이는 게 목푭니다.”



올해 14회를 맞는 ‘하이서울페스티벌’이 ‘서울거리예술축제’(9월 28일~10월 2일 서울광장 등)로 명칭을 바꾸고 새 출발을 선언했다. 지난 1일 서울문화재단에 부임한 주철환(61) 대표는 “첫 행사를 축제로 열게 돼 설렌다”면서도 “하이서울페스티벌 구경을 많이 했지만 직접 참여했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며 앞으로 참여형 축제로 키워갈 것을 약속했다.


서울거리예술축제 여는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신임 대표

2003년 시작된 하이서울페스티벌은 2013년 민간조직위원회를 구성해 거리예술 중심으로 방향을 틀었고, 올해 서울문화재단과 다시 손잡게 되면서 명칭을 바꾸고 정체성 확보에 나섰다. 유럽에서 주목받는 현대 서커스 작품, 해외 공동제작 세계초연 작품 뿐 아니라 국내 최고 수준의 공식초청작 등 총 9개국 47편의 공연을 통해 ‘아시아 대표 거리예술 축제’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다. 개막작인 프랑스 까라보스 극단의 설치형 퍼포먼스 ‘흐르는 불, 일렁이는 밤’을 시작으로, 한-호주 공동창작물인 세계초연작 ‘시간의 변이’ 등 거리예술의 다양한 면모를 즐길 수 있는 수준 높은 작품들로 가득하다.



사실상 행사 기획이 완료된 상태에서 부임해 진행을 책임지게 된 주철환 대표는 “내년 축제 구상에 이미 착수했다”면서 “서울·거리·예술이 다 살아있는 주철환식 축제를 기획하겠다”고 했다. “이번 라인업을 유심히 들여다보니 예술적으로 훌륭한 프로그램이 많은데 하나를 꿰뚫는 게 없더군요.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관통하는 테마가 있어야겠죠. 여의도 벚꽃축제엔 사진 찍으러 간다지만, 사진이 이미 사람 맘을 뺏은 거잖아요. 가수도 히트곡 하나만 있으면 먹고 살 듯, 레퍼토리가 많은 것보다 딱 하나 떠오르는 획기적인 모멘트를 만들어줘야 할 것 같아요.”



전설적인 스타 예능 PD답게 그에겐 벌써 아이디어가 넘쳐났다. “이를테면 시민들의 생활 공간에서퍼포먼스를 벌이는 거예요. 대표적인 게 지하철역이죠. 수백 개 역 곳곳에서 퍼포머들이 버스킹을 할 수도 있고, 경동시장이나 가락시장 같은 재래시장을 무대 삼거나, ‘거리의 동창회’을 열 수도 있어요. 서울의 수백 개 초등학교 동창들이 거리에 모여 축제를 벌이는 거죠. ‘비정상회담’처럼 한국말 잘하는 외국인들을 모으면 작은 세계가 이루어질 수도 있고. 가장 좋은 축제의 예는 추수감사절이나 할로윈데이예요. 그렇게 전 시민이 연결돼 있는 축제를 만들고 싶어요. 지금은 관이 행사를 주도지만, 관은 후원만 하고 창작 에너지를 가진 시민들이 주도하는 축제가 되어야겠죠.”



올해의 추천작으로는 개막작을 꼽았다. 까라보스 극단의 ‘흐르는 불, 일렁이는 밤’은 불을 사용한 3일간의 설치공연으로, 도깨비설화의 진원지 청계천변에 불꽃이 일렁이는 1700여 개의 화(火)분을 심고 몽환적인 수상연주를 곁들이는 물과 불의 향연이다. 관람객이 화(火)분지기가 되는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올림픽도 개막식이 중요하듯, 거리예술도 시작이 중요해요. 일회성 공연이 아니라 축제기간 내내 청계천을 따라 불꽃이 떠올라 분위기를 띄워주는 것이죠. 축제가 있는 동안 하나가 되고 끝나면 추억이 되는 축제로 만들어 주고 싶어요. 유명무실한 행사가 아니라 부산영화제처럼 명실상부한 아시아 대표 축제가 되도록 재단이 할 일을 찾겠습니다.” ●



 



 



글 유주현 객원기자 yjjoo@joongang.co.kr,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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