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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 막대로 캔버스를 휘젓다

중앙선데이 2016.09.25 00:39 498호 18면 지면보기

‘usquam nusquam’(2016), Oil on canvas, 112.2x145.5cm

‘usquam nusquam’(2015), Oil on Canvas, 182x182cm



여성작가 제여란(55)은 붓 대신 스퀴지(squeegee)를 쓴다. 스퀴지는 실크스크린을 할 때 이미지를 종이에 인쇄하기 위해 잉크를 밀어내는 도구다. 두툼한 목구에 붙어있는 길다란 고무판을 두 팔로 단단히 움켜쥐고 작가는 캔버스 위에서 온 몸을 휘젓는다. 그런 오체투지 같은 행위를 통해 득도의 순간을 맞기도 한다. “몸은 둥글지만 스퀴지는 직선적인 도구죠. 거기서 나오는 묘한 불편함이 있어요. 엇나가면서 오는 긴장, 예기치 않은 빈번한 실수, 순간적으로 단 한 번의 행위를 통해 완벽하게 팽팽해지는 긴장이 그림 안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게 촉발이 되어 그리다가 어느 순간 그림이 딱 끝나요. 그럼 괜찮은 작업이 되죠. 그런 긴장이 안 생기는 작업은 그림 자체로는 별 나무랄 게 없지만 저로서는 자극적이지 않은 작품이죠.” 성인 5000원. 월~수요일 휴관.


제여란 개인전: 그리기에 관하여 10월 3일까지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문의 031-955-4100

 



 



글 정형모 기자, 사진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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