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커버스토리] 아동권리협약 31조는 우리들 놀 권리 보장하지요

온라인 중앙일보 2016.09.25 00:01
아동을 거치지 않고 어른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좋은 어른은 좋은 아동기를 보내야 될 수 있고, 아동기를 잘 보내기 위해선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돼야 합니다. 여기 어른들이 아동을 위해 만장일치로 동의한 협약이 있습니다.

어린이·청소년의 권리 - 유엔 아동권리협약
어린이·청소년의 권리 - 놀 권리 정책 제안

1989년에 나온 ‘유엔 아동권리협약’이 바로 그것이죠.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의 권리를 알아야 잘 지킬 수 있어요. 기사를 읽으며 아동권리협약 내용을 알게 되면 미처 몰랐던 우리의 권리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기사 이미지

2015년 네팔 강진으로 집을 잃었지만 구호단체가 제공한 안전한 장소에서 놀고, 배우며 지진의 충격을 씻어내고 있는 카트만두의 소년. ⓒUNICEF/UNI183774/Karki

이 세상 모든 아동에게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 누려야 할 많은 권리가 있어. 아동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 CRC)은 18세 미만 아동의 생존·보호·발달·참여에 관한 기본 권리를 담은 국제적인 약속으로 1989년 11월 20일 유엔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됐어. 만장일치라니 대단하지? 이 협약은 인종·종교·언어·장애 등의 여부와 상관없이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무차별’,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아동 최선의 이익’, 생존과 발달을 위한 다양한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생존과 발달의 권리’, 그리고 책임감 있는 어른이 되기 위한 ‘교육’, 참여·의견 표출에 대한 ‘어린이 의견 존중’이라는 원칙 아래 만들어졌어.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엔에 가입한 196개국이 이 협약의 영향을 받아. 협약은 전문과 54개 조항으로 구성됐는데, 1~40조에서 실제적인 아동 권리를 다뤄. 자, 그럼 이제부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살펴볼까?

아동의 범위와 정부가 할 일

먼저 1조에서는 만 18세 미만의 모든 사람을 아동이라 정의하고, 협약에서 말하는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어. 2조는 모든 아동이 부모·피부색·종교·장애 등에 상관없이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를 담고 있지. 3·4조를 보면 국가는 아동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해야 하고, 아동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모든 일을 해야만 한다는 내용이 나와.

아동의 신분에 관한 5~8조를 볼까. 모든 아동은 국적과 이름을 가질 권리가 있고, 부모나 보호자는 아동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며, 국가는 아동의 이름과 국적을 보장할 책임이 있어. 9·10조는 가족에 관한 내용으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아동은 부모님과 함께 살아야 하고, 떨어져 있더라도 연락하고 만날 수 있어야 하며, 헤어졌다면 가족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야 한다고 해.
기사 이미지

인도 나밀나두주의 소년은 농장에서 학교로 돌아와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인도에선 어린이 2900만 명이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정한다. ⓒUNICEF/UNI148460/Romana

아동의 사생활과 의견 존중
 
기사 이미지
11조부터 15조까지는 아동의 의견을 존중하고 양심에 따라 행동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어. 일단 아동이 강제로 다른 나라로 보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해. 내 나라에서 자유롭게 생각과 느낌을 말·글·예술로 표현할 권리를 지니지. 스스로 모임을 만들고 참여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자신의 행동을 선택할 권리도 포함돼 있는데, 이는 가난 탓에 자신보다 스무 살이나 많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촌에게 시집 갈 뻔했던 아프가니스탄의 열네 살 나르윈 같은 소녀에게 꼭 필요한 조항이지. 협약에서 보듯 나르윈에게도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할 수 있는 권리가 있거든. 하지만 주의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다른 사람의 권리와 자유를 해치는 행위는 보장해주지 않는다고도 명시돼 있거든.

16조는 아동의 사생활을 지켜줘. 개인적인 일이나 전화·e메일 등으로 주고받은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는 권리가 담겼어. 17조는 책·신문·방송 등의 매체를 통해 유익한 정보를 얻을 권리와 함께 국가가 나서서 해로운 정보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이야. 건전하지 못한 정보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기 때문이지.

안전한 환경에서 자랄 권리

브라질 동북 지방 도시 올린다에서 자란 소년 망고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가난 때문에 거리로 나와야만 했어. 거리의 소년 망고에게 필요한 권리는 무엇일까? 18~22조에 명시된 자라날 권리와, 괴롭힘 당하거나 방치되지 않을 권리겠지. 부모 또는 보호자가 이런 역할을 맡아야 하고 만약 보호자가 없다면 국가가 대신해야만 해. 입양의 경우 반드시 국가가 인정하는 기관의 승인을 거쳐야만 하지. 또 국가가 없는 난민 아동이라면 여러 국가와 기관들이 협력해서 도와야 한다는 조항도 있어.

전 세계 70억 인구 중에 9억 명은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26억 명은 집에 화장실이 없다고 해. 매일 흙탕물이나 동물의 오물이 섞인 물을 마셔야 한다니,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하고 안타깝지. 이런 환경이 아이들의 건강에 좋을 리 없을 거야. 매년 더러운 물로 인한 설사병으로 사망하는 아동이 200만 명에 이른다는 유니세프의 발표도 있었어. 23~27조에선 아동이라면 누구나 깨끗한 물과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고 마실 수 있으며, 안전한 환경에서 자랄 권리가 있다고 보장해. 병에 걸렸다면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아동과 그 가족이 어려움에 처했다면 국가는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이야. 뿐만 아니라 33~40조를 통해 전쟁, 해로운 약물, 성폭력, 유괴 및 인신매매, 위법행위 등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와 함께 공정한 재판과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해. 꽤 꼼꼼하지?
기사 이미지

땡볕 아래서 돌 깨는 일을 하는 시에라리온 아이들. 가난 탓에 배우고 뛰놀 기회를 잃어버린 5~14세 어린이는 세계적으로 약 1억5000만 명에 이른다. ⓒUNICEF/NTHQ2011-0768/Asselin

충분한 교육과 여가, 놀이 활동 보장

아프리카 서부의 작은 나라 코트디부아르에 사는 여덟 살 이레느는 매일 12시간 이상 카카오 농장에서 일해.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지만 이레느는 초콜릿을 본 적도, 먹어본 적도 없어. 학교에 가서 공부도 하고 싶고, 친구들과 놀고 싶지만 고된 농장 일 때문에 그럴 여력이 없어. 노동을 착취당하고 있는 이레느를 위한 권리는 28조, 29조 그리고 32조에 나와. 모든 아동은 노동으로부터 보호받고, 교육받을 권리가 있단 내용이지. 여기엔 아동은 누구나 교육을 통해 타인의 소중함을 배워야 하고, 모두 함께 살아갈 지구와 자연의 소중함을 배워야 한단 내용도 포함돼 있어.
기사 이미지

학교 운동장에서 점심으로 흙이 섞인 콩죽을 먹고 있는 세네갈 아이들. ⓒUNICEF/NYHQ2007-1007/Asselin

기사 이미지
요즘은 주위에서 쉽게 다문화 가정을 만날 수 있지. 30조는 이런 다문화 가정이나 소수민족 아동이 자신들의 고유 문화와 종교, 언어를 보호받을 권리를 다뤄. 31조는 충분히 쉬고 놀 권리를 명시하고 있어. 여기서 ‘논다는 것’은 우리가 떠올리는 단순한 놀이뿐 아니라 아동 자신의 동기나 목적에 따라 스스로 시도하는 행동·활동·과정 전부를 의미해. 이 밖에 협약보다 좋은 권리를 어떤 법이 인정한다면 그 법을 따를 수 있다는 내용과 국가가 이 협약의 내용을 널리 알려 아동에게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단 의무를 담은 조항도 있어.
 
기사 이미지
어때? 꼼꼼히 살펴보니 우리가 충분히 누리고 있는 권리도 있고, 그렇지 못한 권리도 있지? 누리고 있는 권리에 대해서는 우리를 위해 노력해준 분들께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해. 반대로 누리지 못하는 권리는 우리 스스로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겠지. 그래야 우리는 물론 우리 후손들도 자신의 권리를 충분히 누릴 수 있을 테니까. 이처럼 내가 가진 권리를 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이 가진 권리를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단 사실을 기억해줘. 내가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면, 나도 다른 사람을 차별하지 않을 책임이 있거든. 또 내가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면 내가 배운 것을 나눠 줄 책임도 동시에 있는 셈이야. 우리의 소중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나부터 책임을 다하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어린이가 되자고.
 
전 세계 어린이를 위한 단체
유니세프 unicef 1946년 12월 11일 국적과 인종, 이념과 종교, 성별 등과 상관없이 도움이 필요한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설립됐어. 유니세프의 이런 정신을 ‘차별 없는 구호’라고 해. 개발도상국부터 선진국까지 현재 196개국이 함께하고 있지. 우리나라 역시 유니세프의 도움을 받았던 적이 있어. 6·25 전쟁이 발발한 1950년부터 경제발전을 이룩한 1993년까지 유니세프가 한국 아동을 위해 지원한 총 금액이 2300만 달러(약 258억원)나 된다고 해.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설립된 1994년부터는 다른 나라에 도움을 주는 국가로 변신했지.

플랜 인터내셔널 Plan International 1937년 영국에서 설립된 개발도상국 어린이와 지역사회 발전을 후원하는 국제구호개발NGO(비정부기구)야. 현재 22개의 후원국이 50개 개발도상국 어린이의 권리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플랜은 어린이의 잠재력을 키워주고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어린이 중심 지역개발(CCCD)’을 기반으로 교육·의료·위생·경제·아동권리·빈곤퇴치·북한지원 등 다양한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지. 1953~1979년 플랜의 도움을 받았던 한국은 1996년 OECD 가입 후 플랜코리아를 설립, 후원국이 돼 오래전 받은 사랑을 세계에 나눠주고 있어.

세이브더칠드런 Save the Children 1919년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영국에서 유럽 어린이들의 빈곤과 고통을 덜기 위해 설립된 국제구호개발NGO야. 지금은 세계 120개국 어린이를 후원하지. 인종·종교·정치적 이념을 초월해 아동의 생존·보호·발달·참여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동을 대하는 방식을 바꿔 아동의 삶에 즉각적이고도 오래 지속되는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특징이야. 우리나라에서는 1953년 한국전쟁 피해 어린이를 돕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가 설립됐지. 1981년부턴 회원국으로 가입해 아동권리를 위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어.

글=황인철 인턴기자 sojoong@joongang.co.kr, 그림=유봉여고 동아리 유봉네이버스(2013)·용인 시립 백암어린이집 7세 가온반(2013), 자료=보건복지부
 
쉬는 시간이라도 뛰놀 수 있게 교내 공간 열어주세요
‘모든 아동은 휴식을 즐길 권리를 가진다.’ 유엔 아동권리협약 제31조에 적힌 내용입니다.

다시 말해 ‘노는 것’은 여러분이 누려야 할 당당한 권리죠. 하지만 공부하느라 제대로 놀지 못하는 친구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각종 통계들이 이를 대신 말해주죠. 그래서 아동구호기구 세이브더칠드런의 ‘어린이권리옹호활동가’들이 나섰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권리를 달란 내용의 정책을 만들었거든요. 공부에 치여 사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현실과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놀 권리 정책 13가지를 함께 살펴봅시다.
기사 이미지

자신들이 만든 정책을 발표하고 있는 부산 어린이 활동가들.

지금 옆에 생활 계획표가 있다면 펼쳐봅시다. 그리고 평일 하루에 공부하는 시간, 운동하는 시간, 부모님과 보내는 시간을 체크해봅시다. 각각 2시간, 20분, 50분 정도라면 딱 우리나라 초등학생 ‘평균’입니다. 대다수의 친구가 하는 만큼 공부하고, 운동하고,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는 거죠.

왜 이런 얘길 꺼내는가 싶겠지만 여기엔 중요한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우선 여러분은 무척 성실합니다. 앞서 초등생 평균 생활 시간을 제시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아동권리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여러분은 뉴질랜드 친구들보다 1.3배, 미국 친구들보다는 무려 4배 더 많이 공부하고 있죠.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모든 나라 학생들과 견줘도 가장 오랫동안 공부하는 성실한 사람임이 틀림없어요. 하지만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가장 게으른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노는 것’에 있어서 만큼은 말이죠. 위 보고서에 따르면 여러분이 하루에 겨우 20분 몸을 움직이는 새 미국 친구들은 3배의 시간을, 뉴질랜드 친구들은 4배의 시간을 뛰노는 데 쓰고 있답니다. 부모님과 함께 보내는 시간 역시 OECD 가입국 평균 시간(150분)의 3분의 1에 불과하죠.
기사 이미지

새로 생겼으면 하는 학교 안 놀이공간을 체크한 서울 어린이 활동가들.

그렇다고 이 기사를 들고 부모님께 ‘공부 많이 했으니 이제 좀 놀겠다’고 선언하면 콧방귀를 뀌실 지도 몰라요. 깐깐한 부모님을 설득하려면 좀 더 그럴듯한 근거가 필요하죠. 그럼 질문 하나 던지겠습니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게 뭘까요? OECD에서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라는 수치를 발표하는데요.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습 효율 순위는 전체 30개 국가 중 하위권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래 공부해도 결과가 썩 좋지 않단 얘기죠. 즉, 공부를 더 잘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우리에겐 충분한 휴식과 놀이가 꼭 필요한 겁니다.

어린이 활동가들이 만든 13가지 놀 권리 정책

올 여름,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어린이 놀 권리 정책을 만든 이들이 있습니다. 이 친구들은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 백선기 해운대구청장, 김규태 전북교육청 부교육감에게 자신들의 정책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죠. 세이브더칠드런의 ‘어린이권리옹호활동가 캠프’에 참가한 어린이 활동가들의 얘긴데요. 이 캠프는 지난 7월 서울과 부산, 전북 임실에서 각각 열렸어요. 총 140명의 어린이 활동가들은 현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실컷, 맘껏 놀 수 있는 학교 만들기’가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답니다. 놀 권리 정책은 여기서 탄생한 결과물이죠.

이들이 만든 13개 정책은 한마디로 ‘공부 시간을 줄이고 놀이 시간을 늘려 달라’는 겁니다. 이는 앞서 소개한 통계자료들이 지적하는 것과 비슷한 얘기죠. ‘놀이 공간과 놀이 기구의 수를 늘려달라’는 것 역시 강조됐는데요. 실제로 지난 6월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시내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교 놀이터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27%에 그쳤습니다. ‘기구가 별로 없다’, ‘너무 좁다’ 등의 이유가 만족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였죠. 서울 지역 활동가들은 ‘학교 곳곳에 대화 전용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정책을 함께 제안했습니다. 전북 지역 활동가들은 ‘도서관 안에도 쉴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정책을, 부산 지역 활동가들은 ‘점심시간에 청소나 숙제를 시키지 말아 달라’는 정책을 더했죠.

그럼 실제 정책엔 얼마나 반영되고 있을까요?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 김문호 장학사는 “(활동가들이 제안한 정책을) 알고 있다”며 “숙제를 줄이고 놀이 시간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연구 중”이라 밝혔죠. 전라북도교육청 정책공보팀 임수영 장학사 역시 “세이브더칠드런측과 연구 결과를 공유하며 관련 정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산시교육청 초등장학팀 김영진 장학사는 “수업시간을 즐거운 놀이 시간처럼 바꾸는 방안에 대해 현재 활발하게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죠.

이런 정책을 더 만들어 주세요

어린이 활동가들의 정책, 여러분이 보기엔 어떤가요? 고개를 끄덕이는 친구도 있을 거고, ‘이 부분은 부족한데’ 하는 친구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소중이 AS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캠프에 참가했던 어린이 활동가 네 명을 만나 놀 권리 정책이 탄생한 이유를 듣고 더 추가하고 싶은 정책에 대해 토론했죠.

‘놀이 시간 부족’을 지적한 1~3번 정책에 대해 네 명의 활동가 모두 “실제로 학교에서 쉴 시간이 부족한 편”이라고 입을 모았어요. 성우진(서울 수서초 5) 활동가는 “운동장에서 놀고 싶어도 짧은 쉬는 시간 동안 나가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그마저도 선생님이 교실에 계시면 제대로 놀기 힘들다”고 말했죠. 최소윤(서울 신동초 4) 활동가는 “음악실·미술실 등으로 자리를 옮기다 보면 쉬는 시간이 끝난다”고 덧붙였어요. ‘지나치게 많은 학원 숙제’는 2번 정책이 만들어진 주요 이유였죠. 김민준(서울 원촌초 4) 활동가는 “학교 숙제에 밀린 학원 숙제까지 끝내려면 놀 시간을 내기 힘들다”고 토로했어요. ‘지루한 수업시간’을 지적한 4번 정책에 대해 성 활동가는 “학교 수업보단 다양한 게임·활동이 포함된 학원 수업이 더 즐겁게 느껴질 때도 있다”고 말했죠. 놀이 공간과 기구 문제를 지적한 5~13번 정책에 대해 변서현(서울 반원초 4) 활동가는 “쉬는 시간에 운동장·놀이터는 학생들로 꽉 차 있다”며 “모든 학생이 공평하게 놀기 위해서라도 놀이 공간과 기구가 더 생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추가 정책으로는 ‘학급 회장 등 임원들이 해결할 일을 덜어주는 방안’을 꼽았습니다. 변 활동가는 “반 친구들이 교실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릴 때가 있는데 치우는 것은 모두 임원 몫”이라고 말했습니다. 성 활동가는 “반에 다툼이 생겼을 때도 임원들이 나서서 친구들의 화를 풀어줘야 한다”며 “반 학생이 모두 모여 교실 안 문제를 고민할 시간이 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죠. ‘가족과의 운동’이 ‘하고 싶은 놀이’라는 김 활동가는 “방과 후나 주말에 정기적으로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죠.
기사 이미지

소중이 마련한 어린이 놀 권리 정책 토론에 참석한 최소윤·변서현김민준·성우진 어린이 활동가(왼쪽부터).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제안하고 싶은 놀 권리 정책이 있다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교육청 홈페이지에 글을 써 보세요. 이들 활동가처럼 내년 세이브더칠드런 캠프에 지원할 수도 있겠죠. 여러분의 생각을 어른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길은 늘 열려 있습니다. 쑥스럽기도, 왠지 두렵기도 하겠지만 조금만 용기를 내보세요. 노는 것은 공부를 방해하는 것도, 공부를 마쳐야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세상을 즐겁게 살아갈 자격이 있는 여러분을 위해 준비된 권리니까요.
 
친구들과 함께, 실컷, 맘껏 놀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13가지 제안
 
기사 이미지

어린이 활동가들이 ‘많은 공부량’을 줄일 방법을 토론했다.

1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을 꼭 지켜주세요.

2 공부 양을 줄이고 놀 시간을 늘려주세요.

3 수업 시작 전이나 학교 끝나고는 자유롭게 놀게 해 주세요

4 수업도 재미있는 놀이였으면 좋겠어요.

5 모든 학년이 골고루 운동장·놀이터에서 마음껏 뛰어 놀게 해주세요.

6 모든 학년이 재미있게 사용할 수 있는 놀이기구를 다양하게 만들어주세요.

7 자동차 때문에 좁아진 학교 안 공간을 우리에게 돌려주세요.

8 날씨와 상관없이 바깥에서 놀 수 있게 그늘을 만들어주세요.

9 학교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운동장·시설들은 안전하고 깨끗하게 해주세요.

10 교실이 좁아서 놀기 불편하고 위험해요. 더 넓고 다양한 놀 거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11 쉬는 시간에 멀리 가지 않아도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옥상도 안전한 놀이 공간이 될 수 있어요.

12 수업이 없어도 도서관이나 음악실, 미술실, 과학실 등 학교 안 공간을 열어주세요.

13 선생님이나 다른 친구들의 방해 없이 편안하게 이야기하며 쉴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해요.
 
청소년의 놀이와 여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출처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한국 아동의 놀 권리 현주소와 대안 보고서’(2014년, 초·중·고등학생 563명 조사)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2014년, 초·중학생 1만456명 조사)

글=이연경 프리랜서 기자 sojoong@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세이브더칠드런

<소년중앙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ojoong.joins.com/>
<소년중앙 구독신청링크
http://goo.gl/forms/HeEzNyljVa5zYNGF2>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