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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리포트] 475℃ 불지옥 금성, 땅이 없는 목성…그나마 화성이 살 만해요

온라인 중앙일보 2016.09.25 00:01
 
지난 15일 중국이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2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하며 신흥 우주 강국으로 떠올랐습니다. 갑자기 무슨 우주 이야기냐고요?

태양계의 행성들

인류의 우주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거든요. 지구에서 아무리 오래 버티려 해도 50억 년 후엔 태양의 팽창으로 필연적인 종말이 찾아오니까요.

태양계 탐사는 가까운 시일 내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태양계는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막연히 아름답게만 보이던 행성들은 사실 알고 보면 살벌하기 그지없는 지옥 투성이예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 했으니, 우주 진출의 꿈을 꾸기에 앞서 태양계 행성들의 환경이 얼마나 혹독한지 대놓고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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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태양계 행성 중 지구를 제외한 다른 곳은 에베레스트 정상이나 남극보다 더 극한 환경이다.” 천문학자인 마틴 리스 영국 왕립학회 교수는 인류가 지구 밖 대규모 이주를 고려하기에 앞서 외계 환경의 위험성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은하의 구석에 위치한 태양계는 현실적으로 인류가 진출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구역입니다. 하지만 각 행성들의 면모를 꼼꼼히 따져 보면, 지금처럼 제대로 살 수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죠. 지구의 생태계와 비슷하게 환경을 바꿔 인간이 살 수 있도록 만드는 ‘테라포밍’을 한다면 몰라도요. 하지만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박사는 “테라포밍은 현실화되기까지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릴 것”이라며 “영화 ‘마션’에서 묘사된 것처럼 각 행성의 일부 영역을 인간이 살 수 있는 형태로 구축하는 것이 태양계 진출의 시작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왜 인류가 지구 외의 다른 행성에서 당장 살기 힘든지 살펴볼게요.

지구형 행성(고체 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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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

수성 태양과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행성입니다. 말만 들어도 그냥 ‘여기에선 못살겠다’란 감이 오지 않나요? 실제 수성 표면의 평균온도는 약 179℃로, 가만히 있어도 타 죽기 딱 좋은 곳입니다. 또 온도 변화는 -183~427℃로 극한의 추위와 더위를 오가고 있어요. 대기가 거의 없고 자전(천체가 스스로 회전하는 운동)도 느리기 때문입니다. 수성이 처음 생겼을 때에는 다른 행성들처럼 대기가 존재했을 것이라 여겨지지만, 중력이 약해 대부분 우주로 날아갔을 것이라 추정되고 있어요. 희박한 대기로 인해 수성 표면엔 운석이 충돌한 크레이터가 그대로 남아있어 달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툭하면 운석이 날아드는 곳에서 산다고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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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

금성 흔히 ‘샛별’이라고 부르는 행성으로 해 뜨기 전 동쪽 하늘이나 해진 후 서쪽 하늘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전주기는 243일, 공전(천체가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도는 것)주기는 225일입니다.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비슷해 만일 금성에서 살 수 있다면 하루가 지구 시간으로 117일이 되죠.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하루를 보내기도 힘들겠지만, 475℃라는 높은 온도 탓에 여기는 그야말로 불지옥 그 자체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밤하늘의 금성이 매우 밝아 지상낙원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 온실효과를 일으켜 표면 온도가 급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1970년 소련의 탐사선 ‘베네라 7호’가 금성에 착륙했는데 2시간도 못 버티고 소식이 끊겼어요. 아마도 불타버렸겠죠.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닌 이상 여기서 살기란 힘들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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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화성 영화·소설의 소재로 많이 쓰이며, 태양계에서 우리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끄는 행성입니다. 탐사도 활발히 이뤄져 마리너 6~9호, 바이킹 1·2호 등 많은 우주선들이 방문했어요. 화성의 표면 온도는 약 -140~20℃를 오가며 대기 구성은 이산화탄소 95%, 질소 3%로 인간이 숨쉬기 불가능한 환경입니다. 늘 미세먼지가 휘몰아치는 곳이기도 해요. 현재 화성에는 생명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계속되는 생명체에 대한 추측과 제2의 지구라는 생각은 여전히 탐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화성의 자전주기는 약 24시간 37분으로 지구와 거의 비슷하고요. 과거엔 물이 풍부해 바다와 강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죠. 지금까지 남아있는 극지방의 얼음을 활용하면 언젠가는 인류가 거주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목성형 행성(거대 가스 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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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성

목성 목성은 태양계 행성 중 가장 커다란 덩치를 자랑합니다. 지구의 11.2배에 달하는 반지름과 1400배가 넘는 부피를 갖고 있어요. 천문학자들은 목성이 조금만 더 컸더라면 내부에서 핵반응이 일어나 제2의 태양이 됐을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표면에는 지구보다도 큰 거대 소용돌이인 ‘대적반’이 있는데 여기의 풍속은 초당 100m에 달해 근처에만 가도 휩쓸려 죽을 수 있습니다. 온통 가스로 이뤄져 있어 땅을 딛고 설 수 없는 것도 특징입니다. 땅이 없고 바깥 대기가 수소로 이뤄져 있어요. 굳이 인류가 거주해야겠다고 하면 공중 도시를 짓는 수 밖엔 없겠지만, 사실 이조차도 힘든 일입니다. 방사선이 엄청나게 뿜어져 나오는데다 중력도 무시무시해서 가까이 접근한 탐사위성들이 찌그러질 정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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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

토성 목성과 마찬가지로 가스가 가득한 행성입니다. 일단 목성·토성쯤 되면 태양과 너무 멀리 떨어져 온도가 낮기 때문에 살기 힘들어요. 토성의 표면 온도는 약 -176℃죠. 땅도 없어 밀도(질량을 부피로 나눈 값)가 물보다 낮아 토성을 물에 던질 수 있다면 둥둥 뜰 정도입니다. 대기를 뚫고 내부로 들어가면 목성보다 5배 빠른 풍속을 자랑하는 소용돌이와 함께 지옥 같은 환경이 펼쳐집니다. 참, 토성의 상징과도 같은 거대한 고리 역시 자세히 보면 얼음·돌덩어리가 토성의 중력에 붙잡혀 맹렬히 회전하는 것에 불과해요. 근처에 다가온 위성·유성이 부서져 토성 주위를 영원히 맴돌고 있는 것이죠. 꿈도 희망도 없어 보이지만 목성과 토성 주위를 도는 위성 중 일부엔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니 너무 낙심하지 마세요.

천왕성형 행성(거대 얼음 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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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성

천왕성 토성의 궤도를 넘어 더 바깥으로 향하면 청록색의 천왕성이 보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얼음지옥이 펼쳐집니다. 천왕성의 경우 메탄과 암모니아의 얼음이 행성 자체의 압력에 의해 형성돼 있어요. 목성과 밀도가 비슷하지만 온도와 압력이 낮아 얼음이 가득할 것으로 추측되는 것이죠. 참고로 암모니아는 우리가 잘 청소되지 않은 화장실에 갔을 때 맡을 수 있는 냄새에 주로 포함된 성분입니다. 특이한 점은 태양계의 행성들 중 유일하게 옆으로 누워서 자전을 한다는 것입니다. 최 박사는 “천왕성과 해왕성은 비슷한 점이 많은데 이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자전하는 모습이다”라며 “공전궤도면에 약 98도 기울어진 채 누워서 역회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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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왕성

해왕성 겉모습은 무척 아름다운 행성이지만 여기도 평균 온도가 -214℃에 달하는 얼음 왕국입니다. 태양계 가장 바깥에 위치한 행성이라 공전주기는 무척 깁니다. 해왕성의 1년은 지구 기준으로 약 165년에 달해요. 너무 멀어서 행성 표면을 직접 관측할 순 없지만, 만일 들어간다면 질척거리는 메탄으로 이뤄진 얼음이 끝없이 펼쳐진 무시무시한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대기가 두꺼워 햇빛이 들어올 수 없어 어둠 속에서 출렁이는 얼음 바다만 잔뜩 보이겠죠. 육지 따윈 없습니다. 불이 없는 지옥이라고 할까요. 최 박사는 “천왕성과 해왕성은 태양에너지를 적게 받아 온도가 낮고, 지표면도 없어 인류가 당장 거주하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글=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사진=중앙포토, 도움말=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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