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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마리오’로 변신한 돌부처

중앙일보 2016.09.23 00:59 종합 30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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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자게임 수퍼 마리오 캐릭터로 변신한 오승환(오른쪽). [사진 SNS]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수퍼 마리오’ 캐릭터로 변신했다.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일본 게임 캐릭터인 수퍼 마리오 의상을 차려입은 오승환의 모습을 22일 공개했다. 오승환은 마리오 형제 중 동생 루이지의 복장인 녹색 티셔츠에 청색 멜빵 바지를 착용했다. 여기에 녹색 모자를 쓰고 흰 장갑을 끼고 콧수염까지 달아 루이지 캐릭터를 재현했다. 오승환의 통역을 맡고 있는 구기환씨는 루이지의 형 마리오 의상을 입었다. 원래 오승환이 마리오 의상을 입으려고 했지만 사이즈가 작아 루이지 옷을 입었다고 한다.

오승환, 통역과 게임 캐릭터 변신
우스꽝스러운 옷 입고 원정 출장
빅리그 독특한 루키 신고식 전통

돌부처(Stone Buddha)로 불리는 오승환이 근엄함을 내려놓은 건 MLB의 독특한 ‘신인 신고식’ 문화 때문이다. 현지에선 ‘루키 헤이징(Rookie hazing·신인을 괴롭히는 일)’, ‘루키 드레스 업 데이(Rookie dress up day·신인이 잘 차려입는 날)’ 등으로 불린다. 빅리그에서 첫 시즌을 맞이한 신인 선수들이 톡톡 튀는 의상을 입고 원정경기에 나서는 이벤트다. 매년 9월 1일 MLB 엔트리가 40명으로 확대된 후 신고식을 치른다. 한국·일본에서 11년을 뛴 오승환도 MLB에서는 신인이기에 동참했다. 마운드에선 좀처럼 표정 변화가 없는 오승환이지만 이날은 우스꽝스러운 자신의 모습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올해 빅리그에 데뷔한 최지만(25·LA 에인절스)도 지난 19일 스모 선수로 변신했다. 자신보다 덩치가 훨씬 큰 스모 선수를 표현하기 위해 거대한 살색 의상을 입었다. 온몸을 감싼 의상을 입은 최지만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텍사스 원정경기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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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데뷔한 강정호는 영화 ‘배트맨’의 악당 ‘리들러’로 변신했다. [사진 SNS]

2013년 류현진(29·LA 다저스)은 당시 미국의 인기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에 나온 유령 캐릭터인 ‘마시멜로맨’으로 변신했다. 류현진은 마시멜로맨 탈까지 써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지난해 MLB에 입성한 강정호(29·피츠버그)는 인기 영화 ‘배트맨’에 나오는 악당 캐릭터 ‘리들러’로 변신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18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무릎을 다쳐 수술을 받아 사흘 후 열린 신고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 1994년 한국 선수 최초로 MLB에 진출했던 박찬호(43·은퇴)는 다저스 신인 신고식 때 새로 장만한 수트를 가위로 난도질 당하자 화를 내기도 했다. 박찬호는 “ 내가 아시아 선수라서 얕잡아 본 줄 알고 화를 냈다”고 회상했다. 2013년 37세 나이에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임창용(40·KIA)은 당시 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 신고식을 치르지 않았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MLB의 신인 신고식 전통은 30~40년은 됐다. 짓궂은 선배들이 신인들의 군기를 잡기 위해 호된 신고식을 치르게 했다. 요즘은 신인 뿐만 아니라 고참 선수와 코치들도 기발한 의상을 입고 나오는 유쾌한 전통이 됐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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