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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진 발생 전 문자·방송으로 예보

중앙일보 2016.09.21 01:43 종합 3면 지면보기
지난 4월 일본 규슈에서 발생한 ‘구마모토 대지진’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대 규모였다. 14일과 16일, 각각 규모 6.5와 7.3의 지진이 연이어 왔다. 여진도 2000여 차례 계속됐다. 피해 추산액이 4조6000억 엔(약 49조원), 사망자가 95명, 가옥 피해는 16만5000채에 달했다. 그럼에도 현지에선 정부의 초동 대처로 피해가 줄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강진이 처음인 규슈에서 대응이 부적절했다면 피해가 훨씬 커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달 초 만난 가바시마 이쿠오(蒲島郁夫) 구마모토현 지사는 “피해 주민이 원하는 것은 ▶인명 구조 ▶구호품과 피난처 ▶주택 복구 등의 순으로 단계에 따라 다르다”며 “그때그때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진 당시 일본 정부의 대응은 체계적으로 이뤄졌다.

4월 규모 7.3 구마모토 대지진 때
자위대 1시간 만에 출동 1700명 구조

가바시마 지사에 따르면 첫 지진 발생 1시간 만에 자위대가 파견돼 1700여 명을 구조했다. 이튿날엔 중앙정부 고위 관료가 현(縣) 인력과 공동대책위를 구성했다. 이재민들에겐 ‘푸시형 지원’이 이뤄졌다. 식수·식량 등 구호물자 요청이 없어도 중앙정부가 선제 지원하는 것이다. 가바시마 지사는 “중앙-지방정부의 협력과 신속 대처 덕에 인명피해가 적었고 이재민들도 빨리 생필품을 지원받았다”고 말했다.

연간 약 4000건의 지진을 겪는 일본의 지진 대응매뉴얼은 실전에서 빈틈없이 가동된다. 일단 지진 예보다. 일본 정부는 첨단 지진분석시스템을 이용해 지진 발생에 앞서 예보한다. “곧 OO지역에서 지진 발생예정” 같은 속보 문자가 방송과 개인 휴대전화로 보내진다. 예보를 못하더라도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알림 문자를 보내고 NHK를 비롯한 방송은 즉각 재난방송에 돌입한다. 구마모토 대지진 땐 발생 3.7초 만에 TV에 경보가 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정부 인사도 ‘지진 체제’에 돌입한다. 구마모토에 자위대·소방·경찰이 곧바로 파견된 것도 컨트롤타워가 즉시 꾸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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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대응이 마무리되면 중장기 복구를 시작한다. 주택 복구처럼 보이는 것만이 아니다. 주민의 생업 복귀와 간접 피해 회복도 지원한다. 일본 정부는 구마모토 대지진 한 달 뒤 예비비 7000억 엔( 7조 7000억원)을 편성했다. 이 중엔 중소기업의 피해 복구액을 최대 3분의 2까지 지원하는 ‘그룹보조금’ 예산이 포함됐다. 또 지진 피해가 거의 없는 오이타현 등 관광지에서 약 70만 건의 숙박 예약이 취소되자 관광진흥책을 마련했다. 그 덕에 지진 네 달여 만에 예약률은 평년 수준으로 회복됐다.

구마모토·오이타=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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