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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내년1월' 상수화에 새누리 대선주자 대응 빨라져

중앙일보 2016.09.19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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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19일 오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 당 대표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1월 중순 이전에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소식에 대해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친박계인 조원진 최고위원은 “반 총장께서 (올 12월 말) 임기를 마치고 바로 1월 달에 오신다는 것은 여당으로서는 환영할 일”이라며 “모든 국민들이 환영할 것”이라고 반색했다. 하지만 김무성 전 대표와 가까운 강석호 최고위원은 “반 총장이 무슨 구세주라도 되는 양 너무 치켜세운다면 우리 정치사에 부끄러운 부분으로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견제하는 발언을 했다.

이처럼 반총장은 벌써부터 내년 대선 구도의 상수(常數)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자 여권 차기 주자군의 대응도 바빠졌다. 반 총장의 귀국시점이 곧 대선행보의 출발점으로 인식되면서다. 당내 주자들 입장에선 내년 1월초 반 총장이 귀국하기 전까지 경쟁력을 갖추려면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김무성 전 대표는 다음달 중순부터 2차 전국 민생투어를 시작할 예정이다. 조직력 강화도 병행한다. 대선후보 경선에 대비한 전국 조직과 대선 싱크탱크를 올해 안에 출범할 계획이라고 한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무대’(김 전 대표의 별명)는 반 총장과는 달리 당내 주자로서 예정된 스텝을 차근차근 밟아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당 일각의 반 총장 띄우기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반 총장이 성공적으로 임기를 잘 끝내야 인기가 더 올라갈 텐데 자꾸 정치적 이야기를 하는 건 옳지 못하다"며 "반 총장 주변 사람들은 주책 좀 그만 떨라고 해"라고 말했다.

7일 한림대 특강에 이어 30일 서울대에서 특강을 할 예정인 유승민 의원은 '정의론 특강'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자립형 사립고와 외국어고는 신분을 세습해 정의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19일 JTBC에 출연해 "경주 지진으로 우리나라가 지진안전지대가 아님이 증명됐기 때문에 추가 원전 건설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대선주자 중 가장 공격적인 ‘인파이터’ 스타일이다. 남 지사는 이날 “수도이전과 모병제에 이어 대선공약 시리즈 3탄을 준비중”이라며 “국민 모두를 짓누르는 사교육 부담 해소를 위해 획기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반 총장이 빨리 들어와 대한민국 미래를 놓고 함께 토론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번 주에 저서『왜 지금 공존과 상생인가』를 출간한다. 지난 7월에 펴낸 『왜 지금 국민을 위한 개헌인가』에 이은 대선구상 2탄이다. 오 전 시장은 “동일한 출발선에 설 수 없는 사람들을 보듬어 같이 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 1월 귀국에 대해선 "굉장히 바람직하다.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접하고,문제를 풀기 위한 고민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빨라진다"고 했다.

당 주류인 친박계 내부도 속사정은 복잡했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대선이 아직 일년 이상 남았다"며 "지금은 반 총장이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치도록 내버려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경환ㆍ윤상현 의원 등은 “꽃가마 태우기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 의원의 한 측근은 “대선주자가 누구든 친박계의 제1 목표는 정권재창출”이라며 “반 총장에겐 혹독한 검증의 허들을 넘어야 하는 경선 과정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친박계 재선 의원은 “정진석 원내대표가 뉴욕까지 가서 반 총장의 조기등판을 기정사실화했는 데 국내 정치에서 리더십을 보여준 적 없는 반 총장을 해바라기처럼 띄우기만 하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날 “(뉴욕 면담에서) 반 총장은 정작 대선의 ‘대’자도 꺼낸 일이 없다”며 “내가 ‘퇴임후에도 지난 10년간 일한 경험을 살려 난제 해결에 많이 애써달라’고 한 것을 옆에 있던 야당 원내대표들이 대선출마 권유로 등식화한 것”이라며 한발을 뺐다.

정효식ㆍ박유미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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