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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목되는 두 야당의 ‘사드 배치 현실론’ 움직임

중앙일보 2016.09.19 20:47 종합 30면 지면보기
추석 연휴를 거치면서 민심은 5차 핵실험을 자행한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 각성과 대비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모이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둘러싸고 비등했던 찬반 여론이 ‘사드 배치 불가피’라는 현실론으로 정리됐다. 일단 다행스럽다. 미국이 우리의 안보를 뒷받침하고 중국이 옆에서 도와준다고 한들 한국 안보의 최후 지킴이가 한국인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구체적인 외적의 위협 앞에서 민심이 갈라지고 여야가 싸우기만 하면 김정은이 얼마나 우리를 우습게 보고 미·중은 얼마나 한국을 가련하게 여길 것인가.

국민의당 내부에서 등장한 사드 현실론이 주목된다. 사드 반대 당론을 선도했던 안철수 전 대표는 “중국이 대북제재를 거부한다면 자위적 조치로서 사드 배치에 명분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논리적 우회와 전제의 사다리가 있지만 사드 배치의 현실성을 인정했다. ‘사드는 한국인의 자위적 조치’이며 ‘중국이 대북제재를 거부하고 있어서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밑바닥 민심을 안 전 대표가 수용했다고 봐야 한다. 더불어민주당도 당내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국방안보센터(센터장 백군기 의원)가 ‘사드 배치 당론화 반대’ ‘조건부 사드 배치 고려’를 주된 내용으로 한 의견서를 추미애 당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사실 한국의 안보 상황은 북한 군부가 육상(陸上)에서 남쪽으로 쏴대는 탄도미사일 몇 발을 막아내는 사드 포대 배치 문제를 훨씬 뛰어넘었다. 사드에 왈가왈부하는 사이에 김정은은 한국의 3면 바다 밑을 헤집고 다니며 동·서·북쪽 도시를 향해 어느 각도에서든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군사·국가 체제를 갖췄다. 군사적 대응만으론 부족하며 외교적·정치적, 국가 정보 및 국가 전략적으로 초당적이며 초정권적인 대처 방식이 모색돼야 할 때다.

마침 한국과 미국·일본의 외교장관이 어제 유엔에서 만나 북한 정권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차단하기 위한 3국 외교장관 공동성명을 6년 만에 낸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문제는 중국 정부의 대북제재에 큰 구멍이 뚫려 있다는 점이다. 한·미 민간기관이 공동 연구해 어제 아산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중국의 대북제재망을 피해 활동한 중국 내 선박·기업·개인이 562곳이며 이 중 한 기업은 유엔이 금지한 물자 5억 달러어치를 북한과 거래했다고 한다. 이래서는 북한 정권을 압박하는 어떤 국제적 결의와 조치도 허무할 뿐이다. 중국이 국내 정치적인 이유로 혹은 동북아에서 미국과 패권을 겨루기 위해 펼치는 겉 다르고 속 다른 이중 플레이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한국 안보력이 외형상으론 중국에 못 미칠지 모른다. 그럴수록 민심이 하나 되고 정치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중국 정부가 한국과 한국인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지 못하게 쐐기를 박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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