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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푸틴의 인기…총선서 4분의 3 의석 장악

중앙일보 2016.09.19 17:34
러시아 대통령으로, 총리로 17년을 통치한 블라디미르 푸틴 체제는 견고했다. 18일 총선에서 하원(두마)의 4분의 3을 차지하게 됐다. 스스로도 "승리"라고 자평할 만한 결과였다.

이날 치러진 두마 선거에서 사실상 여당인 통합러시당이 54.3%를 얻었다. 45% 안팎으로 예측됐던 출구조사를 상회하는 수치였다. 두마의 450명 중 225명은 지역구에서 한 명씩 뽑는 소선거구제, 나머지는 5% 이상 득표한 정당을 대상으로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정당명부제로 선출된다. 이에 따라 통합러시아당은 338석을 차지했다. 두마 의석의 75% 수준이다. 5년 전인 지난 총선에 비해 100석 가까이 늘었다.

멀찌감치 떨어져 공산당이 13.5%,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이 13.3%, 사회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의러시아당'이 6.2%를 얻었다. 이들도 친푸틴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당들이다. 실질적 야당들은 5% 문턱을 넘지 못했다.

외신들은 "서방의 제재와 저유가로 인한 경제난,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합러시아당을 이끄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말실수에도 푸틴 체제는 견고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형식적으론 어느 정당에도 소속돼 있지 않다. 다만 투표율은 40%로 낮았다.

푸틴 대통령은 투표 마감 직후 메드베데프 총리와 통합러시당사를 방문, "사람들이 어렵게 살고 있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많지만 선거 결과는 이렇게 나왔다"며 "통합러시아당이 진실되게 일하고 있고 국민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메르켈은 또 패배=같은 날 치러진 독일 베를린시의회 선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또다시 고배를 들었다. 지난 3월 지방선거와 지난 4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메클렌부르크푸어포메른 의회선거 패배에 이어 베를린시의회 선거에서도 자신이 이끄는 기독민주당(CDU)이17.5%를 얻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선거 결과를 냈다. 최근 패배한 지방들보단 베를린이 상대적으로 진보적으로 알려졌던터라, 메르켈 총리로선 충격이 적지 않다. 반유로·반이슬람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4.2%를 득표해 시의회에 새로이 진출하게 됐다. 실제 반난민 정서는 강해 이날 자 빌트지 여론조사에선 독일 국민 80%가 이슬람 베일의 일종인 부르카 금지에 찬성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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