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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금호타이어 매각 공고…박삼구의 선택은

중앙일보 2016.09.19 16:51
국내 대표적 타이어업체 중 한 곳인 금호타이어가 매물로 나온다. 세계 타이어업계 12위(매출액 기준)인 금호타이어는 우리은행과 함께 하반기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금호타이어 대주주인 주주협의회(채권단)는 20일 금호타이어 매각조건과 일정을 담은 매각공고를 한다.

채권단은 우리은행(14.15%)ㆍ산업은행(13.51%) 등을 중심으로 금호타이어 지분 42.1%를 보유하고 있다. 19일 종가 기준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7549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칠 경우 매각 가격은 1조원 안팎이 될 거라는 게 금융권의 추정이다. 올 들어 금호타이어 주가는 매각 기대감 등으로 68% 올랐다.

채권단은 입찰공고를 한 뒤 11월 예비입찰과 내년 1월 본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매각 과정에서 옛 대주주였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박세창 금호아시아나 사장 부자에게 인수 기회가 돌아갈지 주목된다. 박 회장과 박 사장은 입찰에 참여할 수 없지만 본입찰 후 우선협상대상자와 같은 가격을 제시하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금호산업을 되찾았다.

금호타이어는 금호산업과 함께 2010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핵심 계열사다. 박 회장 부자는 2010년 금호타이어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채권단으로부터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받았다.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를 지원한다는 전제가 붙은 조건부 우선매수권이었다. 실제 2012년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1130억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되찾기 작업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산업에 비해 제약요건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우선 금호산업은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이 국가기간산업이어서 항공법상 해외자본이 입찰에 참여할 수 없었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매각 대상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해외 자본도 인수할 수 있다. 채권단은 매각 전 흥행을 위해 우선·차선 협상대상자의 실사비용 중 일부를 보전해주기로 했다. 이 역시 금호산업 매각 때는 나오지 않았던 옵션이다.

박삼구 회장과 채권단이 맺은 우선매수청구권 약정서도 금호산업 때와 다르다. 금호산업 약정서에는 박 회장의 가격 협상권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경영권 프리미엄 계산방법까지 담겨 있었다. 이를 토대로 박 회장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낮춰 애초 1조원 가량으로 평가됐던 금호산업을 30% 가량 낮은 7228억원에 인수했다. 우선매수권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도 있었다. 박 회장이 금호기업이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뒤 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으로 금호산업을 되찾을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 약정에는 ‘제3자 지정ㆍ양도는 불가능하다’는 조항이 있다. 금호산업 때처럼 계열사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인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박삼구 회장에게 가격 협상권도 주지 않았다. 더구나 박 회장이 이미 금호산업 인수로 5000억원의 부채를 떠안은 상황에서 개인 자격으로 1조원 가량의 금호타이어 인수비용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에 대해 박 회장 측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채권단의 매각 절차를 잘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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