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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니코틴 살인’ 피의자 혐의 입증할 정황 추가 확보

중앙일보 2016.09.19 14:09
국내 첫 ‘니코틴 살인’ 사건의 직접 증거가 나오지 않고 피의자로 지목된 부인과 내연남이 혐의를 부인하는 가운데 혐의를 입증할 새로운 정황이 나왔다.

내연남이 '사람 죽이는 법' 검색

내연남이 사망 사건 직전에 인터넷으로 ‘사람 죽이는 법’ 등을 검색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지난달 19일 내연남과 공모해 치사량 수준의 니코틴으로 남편을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한 송모(47ㆍ여)씨와 내연남 황모(46)씨를 기소 의견으로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22일 숨진 송씨의 남편 오모(53)씨의 시신 부검 결과, 담배를 피우지 않는 오씨의 혈액에서 리터 당 1.95㎎의 니코틴이 검출됐다. 이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시신은 화장된 뒤였다.

 경찰은 오씨 사망 일주일 전에 황씨가 인터넷으로 니코틴 원액 20㎎을 구입한 사실, 송씨가 내연남 황씨에게 1억원을 송금한 사실 등을 확인하고 이들을 구속했다.

 하지만 송씨는 경찰 조사에서 “외식하고 집에 들어가 (남편과) 거실에서 함께 맥주를 마시며 놀다가 남편이 피곤하다고 방에 들어갔다. 남편에게 안약을 넣어주려고 방문을 열었는데 숨져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내연남 황씨도 “전자담배를 피우려고 니코틴을 샀고 남은 니코틴은 버렸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의 범죄를 입증할 만한 추가 정황을 새롭게 확보했다. 의정부지검 관계자는 “검찰 수사 결과 오씨가 숨지기 며칠전 부인의 내연남 황씨가 인터넷으로 ‘사람 죽이는 법’과 ‘장례 절차’ 등을 검색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새로운 사실은 압수한 휴대전화 사용 내역을 대검찰청에서 정밀 분석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이에 따라 직접 증거는 없지만 이들의 범행을 입증할 만한 간접 증거가 다양하게 확보된 만큼 법정에서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관련기사 니코틴 원액으로 내연남과 공모해 남편살해한 부인 구속

실제 수십년 전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니코틴이 간혹 독극물로 사용된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니코틴을 주입해 살해하면 당시 과학기술로는 니코틴 독극물로 인한 사망 여부를 정확히 가려내기 어려웠던 점을 노려 사용됐다.

2006년엔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니코틴을 독극물로 사용해 살해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혈중 니코틴 농도가 측정되기 때문에 니코틴이 독극물 범죄에 거의 사용되지 않은 실정이다. 

남양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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