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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어린이 치어 숨지게한 을숙도 뺑소니 용의자 10일 만에 검거

중앙일보 2016.09.1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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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후 부산 사하구 을숙도공원 인근 도로에서 7세 어린이를 치고 달아나 공개수배된 운전자가 사건 발생 10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지난 14일 경찰이 용의차량을 찾는 공개 전단. [사진 부산경찰청]

지난 9일 오후 부산 사하구 을숙도공원 인근 도로에서 7세 어린이를 치고 달아나 공개수배된 차량 운전자가 사건 발생 10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뺑소니) 혐의로 그랜저TG 차량 운전자 김모(43)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8시쯤 사하구 하단동 을숙도공원 앞 명지동 방향 편도 4차로 낙동남로에서 은색 그랜저TG를 몰던 중 4차로에 서 있던 A군(7)을 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A군은 숨졌다. 아이가 도로에 서 있는 것을 확인한 또 다른 시민들이 위험하다고 보고 도로에 차를 세우고 아이에게 다가가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사고를 목격한 시민들의 신고로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신고자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과 사고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야간인데다 영상의 화질이 좋지 않아 정확한 용의차량의 번호판 식별이 어려워 수사는 난항에 빠졌다.

경찰은 발생 5일 만인 지난 14일 사건을 공개수배로 전환하고 시민들의 제보를 당부했다.

경찰의 유일한 단서는 사고 현장에서 발견한 차량 휠 가이드(타이어 주변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부품)뿐이었다. 경찰은 이 부품이 사고 충격으로 용의차량의 운전석 쪽 앞바퀴에서 떨어진 것으로 봤다. 이 부품은 타이어를 둘러싸고 있어 차량 하부에 전달된 충격으로 부품이 떨어져 나간 것으로 판단해서다.

경찰은 이 부품이 2006년식 그랜저TG 차량의 부품인 것을 확인했다. 또 영상을 통해 용의차량이 은색인 것으로 보고 용의차량을 압축해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이 사건에 교통조사계 조사관 31명을 동원했다. 경찰은 서부산권 9개 지역에 등록된 동종차량 500여 대를 대상으로 일일이 탐문조사했다. 차량분석시스템을 통해 사고 당시 현장을 지나친 차량 2555대의 동선 등을 역추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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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해결의 결정적 단서 역할을 한 차량 부품인 휠가이드.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용의차량에서 떨어져 나간 것으로 보인 이 부품이 2006년식 그랜저TG 차량인 것을 확인하고 추적에 나섰다. [사진 부산 사하경찰서]

이런 노력 끝에 경찰은 용의차량으로 의심되는 차량을 발견했다. 예상대로 이 차량은 운전석 휠 가이드가 떨어져 있었다. 이는 경찰이 사고 현장에서 확보한 용의차량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한 휠 가이드 부품 부위와 들어맞았다.

결국 이 사건의 유일한 단서인 휠 가이드가 사건 해결의 결정적 단서 역할을 한 셈이다. 이 차량 운전자 김씨는 “당시 퇴근하고 집에 가던 중이었는데 차량이 덜컹거렸는데 사람인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 진술과 이 차량 하부에서 A군의 것으로 보이는 머리카락을 발견해 김씨를 뺑소니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 차량에서 발견한 머리카락이 A군의 것인지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이날 술을 마시고 운전했는지는 아직은 알 수 없다”며 “김씨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동선을 역추적해 음주운전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고 당일 A군은 맞벌이 부모를 기다리다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를 대신해 평소 돌보미 할머니가 A군을 돌봐줬었다. 이날 A군 부모에게서 퇴근이 늦을 것이라고 연락받은 돌보미 할머니가 A군과 함께 공원에 산책 나갔다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A군이 도로에 나가 사고를 당했다.

부산=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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