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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측 “청문회 한번 안해본 반 총장, 검증 필요”

중앙일보 2016.09.19 01:51 종합 3면 지면보기
야권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내년 1월 중순 이전 귀국’ 발언을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으로 받아들였다. 출마한다면 여권 후보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18일 오전 귀국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공항에서 “정진석 원내대표가 반 총장에게 대선 출마를 권유했더니 안 하겠다고는 안 하더라”며 “일단 1월 중순 이전에 빨리 들어오시겠다고 하고, 국민과 접촉을 세게 하겠다는 취지로 얘기했기 때문에 저는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도 면담 이후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임기(12월 31일)가 끝나면 빠른 시일 내에 귀국해 본격적인 활동을 할 것이라는 암시를 강하게 받았다”고 올렸다.

박원순 측 “10년간 국내행정 안 해”
박지원 “지금 지지도는 의미 없다”

더민주 대선주자들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 일단 당내 경선에 집중하겠다는 기류다. 하지만 반 총장이 실제 현실정치에 뛰어들 경우 현재의 대선 지지도 1위를 고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문재인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지금은 지지도가 많이 나오지만 한번은 국민이 검증하는 단계가 필요하다”며 “인사청문회도 안 했던 분인데 국가지도자감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측 관계자는 “반 총장이 충청권과 집권 여당 주류의 지원을 받으면 강력한 여권 후보 1순위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해외에 머물면서 국내 행정 경험이 없다는 점이 취약점이자 박 시장이 유리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은 “대선 출마 여부는 그분의 판단이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뚜벅뚜벅 걷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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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이 중도층 일부를 흡수하면서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 지지도 동반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당 내부의 분석이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이미 지난 4·13 총선 민심을 토대로 ‘반기문 총장=친박(친박근혜) 후보’라는 프레이밍(Framing)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 기자간담회에서도 “현재 지지도가 제일 높다고 하는데 그것은 의미가 없다”며 “이회창 후보는 마지막 한 달을 잘못해서 (대선 승리를) 뺏겼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차세현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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