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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내일 소환…검찰, 비자금 의혹 규명 집중 조사

중앙일보 2016.09.19 01:34 종합 6면 지면보기
롯데그룹 경영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점을 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을 20일 오전 9시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고 18일 밝혔다.

검찰 “용처 못 밝히면 일단 탈세 기소”
계열사에 수백억 손실 끼친 혐의도
롯데 “신 회장, 최대한 수사 협조할 것”

검찰이 지난 6월 10일 롯데 본사와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펼치며 공개 수사에 착수한 지 100여 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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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2000억원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이다. 검찰은 롯데그룹이 해외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생긴 손실을 다른 계열사에 떠넘기거나, 알짜 자산을 헐값에 계열사끼리 거래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부외자금(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롯데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가 2013년 8월 롯데제주·부여리조트를 저가에 인수할 수 있도록 수년간 실적을 낮춰온 정황과, 지난해 11월 롯데쇼핑이 알짜 자산인 롯데알미늄을 호텔롯데에 헐값에 매각한 단서 등을 포착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계열사의 수백억원대 손실이 신 회장 일가의 부당 이득으로 돌아갔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신 회장이 일본 롯데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뒤 별다른 역할 없이 매년 100억원대 급여를 받은 것으로 보고 경위를 추궁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의 560억원대 비자금 조성 과정도 주요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비자금과 관련해 롯데그룹 정책본부 관계자를 비롯한 계열사 전·현직 임원 등을 조사해 왔다. 여러 계열사들이 롯데그룹 정책본부의 지시를 받아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 돈이 그룹 총수 일가로 흘러 들어갔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신 회장이 비자금 조성을 직접 지시했는지 여부와 사용처 등을 규명하기 위해 계좌 추적 등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의 용처를 밝혀내지 못할 경우 비자금에 대한 탈세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뒤 추가 수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소환에 대해 롯데 측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신 회장은 정해진 시간에 출석해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검찰은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7)씨에 대한 수사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서씨는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증여받는 과정에서 수천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 등을 받고 있지만 일본에 머물며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검찰은 “서씨가 수차례의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아 지난 7일부터 법무부·외교부와 협조해 여권 무효화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자 이사장 보석 신청
롯데면세점과 롯데백화점 등에 입점시켜주는 대가로 기업들로부터 뒷돈을 받아 구속기소된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지난 12일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신 이사장은 정운호(51·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등으로부터 입점 로비 대가로 35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7월 7일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신 이사장은 또 2006~2011년 3개 회사에 자신의 딸 3명을 이사로 등재시키고 35억6000만원을 지급하는 등 47억여원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이번 주중 신 이사장에 대한 보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선미·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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