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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사드 반대 그만하라는 여론…북 핵실험이 결정타”

중앙일보 2016.09.19 01:18 종합 10면 지면보기
올해 추석 연휴 밥상머리 대화엔 어떤 이야기가 많이 등장했을까. 중앙일보는 새누리당 민경욱(인천 연수을)·박찬우(천안갑)·정태옥(대구 북갑), 더불어민주당 금태섭(서울 강서갑)·김병욱(성남 분당을)·김해영(부산 연제), 국민의당 이용호(남원-임실-순창) 등 20대 국회 초선 의원 7명에게서 그들이 마주했던 매서운 추석 민심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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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용호(국민의당) 남원-임실-순창, 김해영(더민주) 부산 연제, 금태섭(더민주) 서울 강서갑.

모두들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첫째도 둘째도 경제 회복”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병욱 의원은 “IMF 때보다 더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저축할 돈도 없고 저축해도 미래가 없다는 답답함이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이용호 의원은 “특히 올해 쌀이 대풍이어서 쌀값 폭락을 가장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김해영 의원은 “수년간 부산 경기가 침체된 데다 콜레라 파동 때문에 사람이 북적여야 할 부산 자갈치 회센터에 마수걸이도 못한 곳이 상당히 많았다”며 “한진해운 법정관리 등 문제가 더해져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굉장히 컸다”고 말했다. “추석 장보는 사람들은 비싸다고 푸념하고, 상인들은 장사가 안 돼 울상”(금태섭 의원), “건국절 같은 이념 얘기는 꺼내지도 말고 먹고사는 얘기 좀 하라는 게 민심”(정태옥 의원)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인천 민경욱 “10명 중 7명 사드 찬성”
대구 정태옥 “최대 이슈는 지진 불안”

명절 벽두에 일어난 지진 여파로 안전에 대한 주문도 많았다고 한다. “부산시 기장군에 있는 고리원전에 문제가 생기면 국가적인 재앙이라는 두려움이 매우 컸다”(김해영 의원), “북한 핵실험, 지진 등으로 나라 전체에 불안이 커진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금태섭 의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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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민경욱 (새누리) 인천 연수을, 박찬우(새누리) 충남 천안갑, 김병욱(더민주) 성남 분당을, 정태옥 (새누리) 대구 북갑.

북핵 등으로 관심이 고조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대해선 찬성의 목소리가 컸다고 한다. 민경욱 의원은 “주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사드 배치에 찬성했다”며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인해 반대 여론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호남이 지역구로 ‘사드 반대’가 당론인 국민의당 소속 이용호 의원까지도 “북한의 5차 핵실험이 결정타가 됐다”며 “국민의당도 사드 배치를 그만 반대하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세대 간 갈등이 명확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병욱 더민주 의원은 “중·장년층에선 미국과 잘 지내려면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고 젊은이들은 비용 대비 효과가 적다는 반론을 펴더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서는 정치적 기반인 대구에서도 답답한 심경을 드러내는 국민이 많았다고 한다. 정태옥 새누리당 의원은 “대구에선 요즘 박 대통령 얘기를 거의 안 한다”며 “올 추석 최대 이슈는 경주에서 난 지진”이라고 말했다. 김해영 더민주 의원은 “예전엔 (대구 출신) 대통령 얘기를 할 때 ‘우리가 남이가~’라고 했던 (부산)시민들이 이제는 ‘어? 우리가 남이네’라고 씁쓸하게 웃는다”고도 전했다. 수도권의 김병욱 의원은 “보수 정당의 무기가 국민을 배부르게 해주는 것인데 그게 전혀 안 되고 있다는 실망이 많더라”고 했다.

차기 대선과 관련해서는 내년 1월 귀국을 선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 했다. 반 총장의 출신지(충북)와 가까운 충남의 박찬우 의원은 “‘지역이 낳은 큰 인물이다. 세계에서 통하는 인물이니 정치력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인천의 민경욱 의원은 “10명 중 4명은 반 총장을 지지했고 3~4명은 ‘기대는 하지만 국내 정치를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정태옥 의원은 “반 총장이 좋다기보다는 새누리당에 다른 후보가 없다는 분위기도 있다”고 대구 민심을 분석했다.

우병우 민정수석 거취 문제는 여야의 반응이 엇갈렸다. 민경욱 의원은 “(이슈로서) 많이 잊힌 느낌”이라고 했다. 반면 이용호 의원은 “왜 그렇게 우 수석을 감싸는지, 대통령이 책잡힌 게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유성운·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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