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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지지 젊은층 표 클린턴 이탈…트럼프와 격차 한 달 새 24%P→5%P

중앙일보 2016.09.19 01:09 종합 16면 지면보기
50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종반전은 ‘예상됐던 변수’와 돌발 변수가 뒤엉키는 혼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버니 샌더스 지지표’,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부의 제조업 지대) 각축전, TV토론 대결은 막판 승부를 가를 변수로 일찍이 지목돼 왔다.

부동층 30%…26일 TV토론 변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7일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바뀐 최대 요인은 샌더스를 지지했던 18~34세 젊은 유권자의 표가 클린턴에서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샌더스가 ‘클린턴 지지’를 선언하면서 젊은 유권자 표가 일시적으로 클린턴에게 쏠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역시나’하며 실망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흥미로운 건 ‘클린턴 이탈표’가 트럼프로 가지 않고 ‘제3 후보’인 게리 존슨(자유당)과 질 스타인(녹색당)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주 퀴니피악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18~34세 유권자 중 지지율 순위는 ▶클린턴 31% ▶존슨 29% ▶트럼프 26% ▶스타인 14%였다.

지난달 같은 조사에서 클린턴과 트럼프의 격차가 24%포인트였던 게 5%포인트로 확 줄었다. 두 명의 ‘제 3후보’에게 절반 가까운(44%) 젊은 유권자의 지지가 몰렸기 때문이다. ‘클린턴=기득권’이란 부정적 이미지가 뿌리깊음을 알 수 있다. 막판 50일 동안 클린턴이 이를 얼마나 되찾아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러스트벨트의 종반 혈투도 갈수록 복잡한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클린턴 캠프가 공을 들이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지원 유세에 나섰던 오하이오·아이오와가 트럼프 쪽으로 넘어갔다. 또 선거인단 29명이 걸린 대형주 플로리다마저 ‘트럼프 다소 우세’ 지역으로 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 “비상이 걸린 클린턴 캠프가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에서 승리하고, 민주당 텃밭이던 러스트벨트 펜실베이니아·미시간 사수 작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캠프는 대놓고 말은 않지만 설령 러스트벨트인 오하이오·아이오와를 뺏겨도 최근 여섯 번의 대선에서 민주당이 6연승을 거둔 펜실베이니아·미시간만 이기면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270명)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캠프의 예산 상당액을 두 지역에 쏟아붓고 있는 이유다.

오는 26일 1차 TV토론은 현재 30%가량인 부동층의 표심을 결정할 최대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전국 평균지지율 요건(15%) 미달로 제3후보들이 참가하지 못한 가운데 ‘클린턴 대 트럼프’의 맞대결이 된 TV토론에선 말실수나 어색한 대응이 승부를 가를 수 있다.

한편 돌발 변수로 떠오른 건 ▶클린턴 건강 ▶테러 공포 ▶오바마 변수다. 클린턴이 또 한번 비틀거리거나 건강 관련 악재가 터질 경우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17일 밤 뉴욕 맨해튼 폭발사건 등과 같이 대형 테러에 대한 공포가 유권자 사이에 급속히 확산할 경우 어떤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도 변수다.

이와 함께 17일 밤 하원 흑인코커스재단 주최 만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만일 흑인 유권자들이 클린턴에게 등을 돌린다면 나의 (정치적)유산에 대한 개인적 모독으로 여길 것”이라 발언한 점도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흑인 유권자의 결속을 촉구한 발언이지만 자칫 백인 유권자들의 거부감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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