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랴오닝성 금품선거 연루 인민대표 3분의 2 퇴출

중앙일보 2016.09.19 01:08 종합 16면 지면보기
중국 동북부의 랴오닝(遼寧)성을 기반으로 한 정치세력인 랴오닝방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랴오닝성에서 선출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국회의원에 해당) 102명 가운데 45명이 부정선거에 연루돼 자격이 박탈된 데 이어 18일에는 광역의회에 해당하는 성 인민대표대회(인대) 대표 452명이 자격박탈 조치를 당했다. 자리를 지킨 성 인대대표는 147명으로 재적 3분의 1에도 못미친다. 전인대는 각 지방과 군 대표로 구성되며 지방 대표들은 성·시 인대에서 간접선거로 선출한다.

전인대 대표 45명 자격박탈 이어
리커창 세력 표적 사정 분석도

전인대 출범 이래 사상 처음인 자격 박탈 사태는 지난 2013년 실시된 전인대 대표 선출과정에서 거액의 돈을 뿌리고 그 대가로 표를 산 사실이 적발된 데 따른 것이다. 위훙(于洪), 왕원량(王文良) 등 자격을 박탈당한 대표들의 명단도 공개됐다. 한 기업체 경영자는 약 400만 위안(약 6억7000만원)을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신중국 건국 이래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2012년 취임 이래 쉼없이 부패 공직자들을 적발하며 권력기반을 강화해 온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반부패 캠페인이 관·군·국영기업에 이어 전인대로도 옮겨 붙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랴오닝방이 표적이 된 데 대한 다른 해석도 있다. 랴오닝성은 올 3월 왕민(王珉) 전 당서기가 부패 혐의로 적발되는 등 잇단 수난을 겪고 있다. 왕 전 서기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의 대표주자인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부주석의 측근이다. 랴오닝성은 또 공청단 출신인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당서기를 지내며 기반을 닦았던 곳이기도 하다. 이번 부정선거 적발이 내년 공산당 19차 당대회에서의 권력재편을 앞두고 리 총리 지지세력을 손보기 위한 표적 사정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부정선거 적발은 현직 당서기인 리시(李希)가 진두지휘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15년 당서기에 임명된 그는 시 주석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랴오닝성은 현재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중앙정부의 대규모 지원을 받고 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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