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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들은 사랑보다 인정받는 것 좋아해요

중앙일보 2016.09.19 00:42 종합 2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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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다남아미술연구소’ 최민준 대표. 남자아이 특성에 맞춘 교육을 강조한다.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아들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은 엄마들에게』(살림)는 제목부터 아들엄마들의 공감을 사는 책이다. 남자아이들만 수강생으로 받는 독특한 미술학원 ‘자라다남아미술연구소’의 최민준(32) 대표가 썼다. “남자아이는 다르게 가르쳐야 한다”는 소신으로 2011년 경기도 일산에서 시작한 그의 학원은 현재 전국 17곳으로 확대·운영 중이다. 그를 일산 마두동 자라다남아미술연구소에서 만났다.
왜 ‘아들’ 교육을 따로 이야기하나.
“2006년 디자인 전공 대학생 시절부터 미술 과외를 했다. 성별에 따른 차이가 확연히 보였다. 대부분의 남자애들은 사람 그리기와 색칠하기를 제일 못한다. 그런데 많은 학원에서 그 두 가지를 강요한다. 남자아이들이 ‘난 미술을 못해’라고 생각하며 미술에 흥미를 잃는 이유다. 남자아이들은 ‘명사’보다 ‘동사’ 그리기를 좋아한다. 미사일이 날아가고, 방귀를 뀌는 장면을 표현하려다 보니 어른 눈에 장난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는 “유·초등 교육의 90% 이상을 여교사가 맡고 있는 현실에서 남자아이들이 자신의 특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심지어 남자아이라는 존재를 수업을 망치거나 누군가를 공격할 수 있는 일종의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는 교사들도 다수”라며 “우리사회에 남자교사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민준 ‘자라다남아연구소’ 대표
딸에 비해 아들은 산만하기 쉬운데
유·초등교육 성별 특성 반영 못해


또 핀란드 투르쿠대학 연구진이 17∼20세기 여성 1만1166명, 남성 6360명을 대상으로 인구통계 자료를 분석했더니 아들엄마의 수명이 딸엄마보다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여자아이였던 엄마로서는 아들의 특성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스트레스”가 된다는 증거인 셈이다.
아들 육아에 특별히 필요한 마음가짐이 있나.
“아들은 엄마가 생각하는 것보다 못난 구석이 많다. 생각보다 정직하지 않으며, 씻기를 싫어하고, 자신보다 강한 사람 앞에서 비겁하다. 이런 적나라한 모습을 밝히는 이유는 아들에 대한 잘못된 상상과 기대에서 벗어나야 아들을 제대로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남자아이들은 사랑받는 것보다 인정받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산만하고 생각없어 보이는 아이조차도 늘 엄마가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살핀다. 그리고 제발 아이의 성취를 자신의 체면과 연결시키지 말아달라.”

그는 “현재 삶을 당차고 멋지게 꾸려가는 내 친구들 중에도 어렸을 땐 과연 제 역할을 하는 남자가 될 수 있을까 걱정됐던 아이들이 많다”면서 “지나친 기대와 걱정을 모두 버리고, 남자아이만의 특징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달라”고 했다.

글=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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