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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염증은 항생제 연고 발라 말끔히…큰 수술 자국은 레이저로 깨끗이

중앙일보 2016.09.19 00:02 주말섹션 6면 지면보기
상처 아물어도 남는 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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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면 마음의 상처는 옅어진다. 하지만 몸에 남은 흉터는 쉽게 옅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주홍글씨로 남아 거울을 볼 때마다 한숨을 쉬게 만든다. 하지만 초기 대처와 관리를 잘하면 흉터를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의료기술이 발달해 오래된 흉터도 쉽게 지울 수 있게 됐다. 흉터를 덜 남기는 처치법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상처 부위 습도 유지
흉터 안 남기는 게 관건
수술 받고 한 달 후
레이저 쏴 자국 제거

흉터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는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상처가 생기면 우리 몸은 다섯 단계를 거쳐 복원을 꾀한다.

첫째는 ‘염증 단계’다. 상처를 무너진 집에 비유하자면 일종의 ‘청소 단계’다. 손상된 곳에 치유와 관련된 염증 물질이 몰려들어 괴사 조직이나 이물질·균 등을 제거한다. 보통 2~3일간 지속된다. 이때는 항생제 연고를 잘 발라줘야 한다. 박트로반·후시딘 등이 대표적이다. 포비돈(일명 빨간약) 같은 소독약을 오래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소독 작용이 뛰어나긴 하지만 정상 세포에도 악영향을 미쳐 조직을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세스타피부과 강진문 원장은 “다쳤을 때는 식염수나 수돗물로 이물질을 흘려보내 깨끗하게 하는 것이 첫 번째다. 그 뒤 소독약을 한 번 도포하고 연고를 2~3일간 바르면 된다”고 말했다.

둘째는 ‘증식 단계’다. 깨끗하게 청소된 자리에 터를 닦고 구조물을 올리는 단계다. 정상세포가 함몰된 부위로 몰려들어 파인 부분을 점점 메운다. 상처 부위를 보호하고 유착시켜 조직을 안정시킨다. 아직 조직의 힘이 약한 상태이므로 자꾸 손을 대거나 충격을 가하면 치유가 지연된다. 정상 세포가 손상된 지 2~5일까지 진행된다. 이때는 습윤밴드를 붙이는 게 좋다. 진물을 흡수하고 상처 난 부분을 밀폐해 촉촉한 상태를 만들어준다. 세포와 콜라겐이 정상적으로 증식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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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윤밴드 붙여 진물 흡수

습윤밴드마다 장단점이 있다. ‘메디폼’은 진물을 많이 흡수할 수 있는 대신 접착력이 떨어져 밴드로 한 번 더 고정시켜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듀오덤’은 접착력은 좋은 대신 많은 진물을 흡수할 수 없다. 따라서 가벼운 상처에는 듀오덤(1~2일에 한 번 교체)을, 진물이 많이 나는 큰 상처에는 메디폼(3~4일에 한 번 교체, 다른 향균연고와 같이 사용 가능)을 쓰면 좋다. 간혹 상처에 물이 들어가면 큰일나는 줄 아는 사람이 있는데, 잘못된 상식이다. 고대안산병원 피부과 유화정 교수는 “물이 살짝 들어가는 것과 상처 회복이 더디거나 흉터가 지는 것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 단, 수영·설겆이 같이 더러운 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상 약 5일 이후엔 염증 물질이 줄고 콜라겐과 혈관 생성 등이 활발해져 세포 사이가 좀 더 견고하게 채워진다. 이때부터는 흉터 방지 연고를 발라도 된다. 새살이 나는 데 도움을 주는 양파 추출물 계열 연고는 작은 흉터에 효과적이다. 습윤력을 유지해(콜라겐과 세포 증식 작용을 도움) 흉터를 옅게 하는 실리콘 밴드는 제왕절개 흉터처럼 좀 더 광범위하고 튀어나온 흉터에 적당하다.

상처 나고 5주가 지나면 새롭게 생성된 세포 사이의 탄력도 증가하고 힘을 줘도 지지할 수 있는 정도가 된다. 상처 부위가 커 운동을 쉬었던 사람이라면 이때부터는 다시 운동을 시작해도 괜찮다. 두 달 후부터는 안정화기다. 그래도 손상 전 피부로 완전히 돌아가는 데는 보통 1년 정도가 걸린다. 손상 부위가 큰 사람은 수십 년이 걸리기도 한다.

수술 후 자국같이 큰 흉터는 나중에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일반 상처는 표피와 진피까지만 손상되지만 수술 시에는 진피 아래 지방층까지 절개해 회복 과정에서 상처가 생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갑상샘암(목 앞쪽 부위 절개), 제왕절개(배꼽 아래 부분 절개), 액취증(겨드랑이 쪽 절개) 수술 뒤 생긴 흉터가 대표적이다.

유화정 교수는 “예전엔 흉터 치료에 화학적 박피요법을 썼다. 효과도 미미할뿐더러 색소침착이나 피부가 예민해지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 피부과에서도 ‘그냥 참고 사세요’라고 얘기해 줄 때가 더 잦았다. 하지만 최근 7~8년 사이 많이 달라졌다. 특수 레이저가 개발되고, 최신 치료술이 도입되면서 흉터 치료의 새 장이 열렸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수술 흉터는 한 달 후가 치료의 적기다. 수술 자리가 거의 아물어 가면서 새로 형성되는 콜라겐이 완전히 고착되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혈관레이저로 신생 혈관이 과도하게 생성되는 것을 억제하거나, 프락셔널레이저로 새살이 형성되도록 돕는 치료를 주로 한다. 한 달 간격으로 3~5회 정도 시술 받으면 흉터가 많이 사라진다.

스테로이드·핀홀 치료법

상해·자해로 인한 칼자국엔 스테로이드 주사를 먼저 쓴다. 강진문 원장은 “상처가 오래돼 튀어나온 경우 스테로이드로 상처를 희미하게 한 다음 프락셀레이저로 정돈한다”고 말했다. 손으로 긁힌 얼굴 흉터 역시 같은 방법을 쓴다. 한 달 간격으로 3~5회 레이저 치료를 한다. 긁힌 흉터는 칼로 베인 흉터보다 우둘투둘하고 새살이 차오르는 정도도 달라 치료 기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성형수술 뒤 남은 미세한 수술 자국엔 핀홀치료법을 주로 쓴다. 핀홀은 바늘 구멍이라는 뜻이다. 예전에 민간요법으로 활용되던 침 치료법에서 힌트를 얻었다. 흉터 부위에 뜨겁게 달군 침을 여러 번 찌르면 콜라겐이 풀어진 다음 새살로 대치되는 원리다. 강 원장은 "핀홀요법은 침 대신 날카로운 광선이 나오는 레이저를 사용해 시술의 정확도를 높인다”고 말했다.

화상 흉터가 생길 땐 피부 엉김이 가장 심하다. 핀홀레이저로 한땀 한땀 레이저를 쏘아 피부 재생을 유도한다. 면적이 넓기 때문에 시술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 화상을 입은 한 달 후부터 세 달 간격으로 5~6회 정도 치료받으면 상당히 회복된다.

사춘기 때 남은 여드름 흉터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 아무리 잘생겨도 피부가 좋지 않으면 인상이 나빠 보이기 때문이다. 강 원장은 “여드름 흉터는 둥글고 깊게 파이기 때문에 일반 레이저로는 효과가 별로 없다. ‘펀치술(Punch elevation)’을 많이 채택하는데 여드름 구멍에 맞는 전용 펀치기로 찍어 함몰된 부위를 정상 피부 높이로 끌어올리는 치료다. 한 달 간격으로 3~5회 치료를 받으면 상당히 회복된다”고 말했다. 수두 자국도 둥굴고 깊게 파여 있어 이런 방식으로 치료한다. 깊지 않은 여드름 흉터는 프락셀레이저나 주사요법으로도 치료 가능하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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